가상자산으로 기부한다…코빗-신한은행, 비영리 법인 위한 기부 플랫폼 시동

가상자산 기부, 제도권 진입…넥슨재단 등 첫 참여 본격화 신한은행 실명계좌 연동…비영리 법인 디지털 전환 물꼬 튼다

2025-04-08     박금재 기자
코빗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가상자산을 활용한 기부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과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이 손잡고, 비영리 법인을 위한 디지털 기부 관리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이는 가상자산이 투자·투기 수단을 넘어 사회적 기여의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8일 코빗은 신한은행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비영리 법인의 가상자산 관리 서비스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금융위원회의 법인 대상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로, 향후 비영리 단체들이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기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범 사례로는 넥슨의 사회공헌 조직인 넥슨재단이 선정됐다. 코빗은 넥슨재단과의 연결 절차를 이미 마무리했으며, 이 외에도 아름다운재단,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 등 주요 기부 단체들과의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서비스는 단순한 자산 보관을 넘어 비영리 법인에 특화된 실명계좌 기반 가상자산 관리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코빗은 신한은행과 함께 실명계좌 발급부터 자산 관리, 기부금 수령 및 향후 매도까지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가상자산 기부의 신뢰성과 접근성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법인 대상 가상자산 참여 로드맵’을 발표하며 비영리 법인을 포함한 다양한 법인이 가상자산 시장에 제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로드맵에 따라 2분기부터는 비영리 기부 단체들이 가상자산 실명계좌를 통해 기부를 수령하고, 점진적으로 이를 매도하는 거래도 가능해졌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기부 생태계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가상자산을 통해 국제 기부, 실시간 후원, 소액 정기 기부 등 다양한 형태의 기부 모델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코빗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협력해 비영리 법인들이 원활하게 가상자산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할 방침”이라며 “건전한 가상자산 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속적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첫 시범 대상인 넥슨재단은 게임 기업 넥슨이 설립한 사회공헌 재단으로, 어린이 병원 설립, 교육문화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향후 넥슨재단이 가상자산을 활용한 기부 방식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시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특히 신뢰성과 보안성이 높은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기반 사회공헌 플랫폼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 사회공헌(CSR) 방식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빗 측은 향후 금융위 로드맵과 기술 변화에 맞춰, 비영리 법인을 위한 전용 가상자산 지갑, 기부금 추적 기능, 자동 정산 시스템 등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부자가 안심하고 디지털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가상자산 기부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이번 코빗-신한은행의 협업은 그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증명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비영리 기부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변화의 한가운데서, 코빗이 가상자산 기부 플랫폼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