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실적 전망 1분기 '쾌청'·2분기 '안갯속'... 이유는?
4대 금융, 1분기 순익 컨센서스 4조8759억원(13.8%↑)... 역대 최고치 '근접' 홍콩 ELS 배상 비용 소멸 및 예대금리차 기반의 이자이익 호조 덕분 美 상호 관세로 기업대출 리스크 증가 우려... 2분기 실적 부담↑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 1분기 '역대급'에 준하는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따른 손실 배상 비용이 소멸한 상황에서 높은 예대금리차를 앞세워 이자이익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라 기업대출에 대한 부실위험이 떠오르면서 2분기 실적은 안갯속에 빠졌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4대 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4조8759억원이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2023년·4조9015억원)에 버금가는 수치다.
지주별로는 먼저 KB금융이 1분기 4대 금융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 타이틀을 유지할 전망이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587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632억원)보다 49.2% 늘어난 규모다. 전망대로라면 KB금융은 2023년 1분기 기록한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1조5087억원)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1% 및 1% 증가한 1조4711억원과 1조525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우리금융은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실적이 하락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774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순이익(8389억원) 대비 7.7% 감소했다. 직전 분기에서 올 1분기로 이연 반영된 희망퇴직 비용(1690억원)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당 비용을 제외하면 우리금융은 9% 수준의 순이익 증가를 이뤘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4대 금융이 올 1분기 실적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는 배경에는 ELS 사태가 가져온 '기저효과'가 자리한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핵심 자회사인 은행들이 ELS 사태와 관련한 고객 손실 배상비용 등을 대거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쪼그라들었지만 올 1분기에는 배상금 부담이 사라짐에 따라 실적이 뛰어오른 것이다. 앞서 4대 금융은 지난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어든 4조29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4대 시중은행(신한·하나·국민·우리)은 ELS 손실 보상 관련 충당부채로 1조3000억원 이상을 반영했다"며 "KB금융의 올 1분기 실적 상승률이 가장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도 결국 국민은행이 지난해 1분기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ELS 손실 보상 관련 충당부채(8620억원)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각 은행이 이자이익을 안정적으로 수확했다는 점도 4대 금융의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이 지난해 10월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관리 기조 하에 예대금리차를 되려 높게 유지하며 예대마진을 순조롭게 늘려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지난 2월 말 기준 가계대출 평균 예대금리차는 1.36%로 지난해 같은 기간(0.64%)과 비교해 0.72%포인트(p)나 확대됐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올 2분기 각 금융지주의 실적이 1분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국내 기업들이 휘청일 경우 금융권 역시 대손충당금 부담이 상승하는 등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은 내수 산업이기에 관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은행 등에게 돈을 빌려간 국내기업들의 실적이 관세로 인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적 악화로) 기업들의 연체율이 상승하면 금융사들도 부실위험에 대비하고자 비용에 해당하는 대손충당금 등을 늘릴 수 밖에 없다"며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이미 오르고 있는 만큼, 관세 리스크까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면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