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發 초격차]글로벌 금융위기 후 20년 만에 인도 시장 운용자산 170배 급증③

2006년 첫 진출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 배후시장 주목 적극적 마케팅, 9위 운용법인 성장 미래에셋쉐어칸 인수 WM+IB 연계 스케일업 시동

2025-04-08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기자] "2007~2008년 당시 인도 법인설립(미래에셋자산운용) 진출 1년 만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기존 해외 사업자들이 전원 철수하는 상황에서 미래에셋그룹 역시 철수를 두고, 치열한 내부토론에 돌입했다. 하지만 최고결정자(박현주 회장)의 확고한 의지에 따라 잔류를 결정했다."

미래에셋그룹 핵심 관계자의 전언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10% 이상의 고성장(GDP)을 구가하던 신흥국(BRICS)에도 직격탄을 안겼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자국의 글로벌 부동산 투자, 해외 자본의 유출 탓에 2009년 -7.9%로 역성장하기도 했다. 9% 가량의 성장률을 기록하던 인도 역시 2008년 5%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굴지의 글로벌 금융기관은 철수 혹은 현지합작법인 전환을 결정했다.

중위연령 29세 '가장 젊은 나라'

인도는 미래에셋그룹이 맞추고 있는 글로벌 금융 전략 퍼즐의 중추다. 구매력 높은 신흥국 거점인 동시에 AI, 반도체 등 IT 투자가 몰리고 있는 글로벌 자본의 소용돌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2006년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필두로 인도 진출을 결정, 조직을 축소하지 않고 오히려 공격적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으로 '확장일로'를 달려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Mirae Asset Global Investments)은 현재까지 인도 유일의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다. 초기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2019년 인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금융 지주사 형태로 전환하고, 지주회사 예하에 Mirae Asset Investment Managers (India) Pvt. Ltd., Mirae Asset Venture Investments (India) Pvt Ltd., Mirae Asset Financial Services (India) Pvt. Ltd., Global X Investment Managers (India) Pvt. Ltd., Mirae Asset Global Index Private Limited. 등의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재 자산운용, 벤처캐피탈, NBFC(제2금융권), EFT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인도법인의 총 운용자산(AUM)은 약 230억 달러(약 33조7000억원) 수준이다. 법인설립 당시 약 2000억원의 가량의 수탁고를 감안하면, 약 20년 간 170배 가량 덩치를 키운 셈이다. AUM 기준 현지 자산운용사 중 9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ETF 운용자산 역시 약 15억 달러(2조2000억원) 규모로 ETF 운용사 중 6위에 올라있다. 2007~2008년 글로벌 금융기관의 엑소더스 행렬에 동참했다면, 거둘 수 없는 소출이다. 

박 회장이 당시 인도 시장에 주목한 것은 인도 자체가 글로벌 신흥시장이기도 했지만, 인도의 '인구구성'에 주목했던 걸로 알려졌다. 당시 인도의 인구(2006년 말)는 약 12억명, 평균연령은 23.7세였다. 같은 시기 한국의 평균연령은 36.0세 수준이다. 박 회장은 최근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인도는 젊은 인구구조를 갖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 입지도 상당히 좋은 나라여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평균연령이 젊다는 것은 자국의 허리인 중위연령이 낮고, 노동력과 배후소비 인구가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3년 기준 인도 중위연령은 29.5세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45.6세다. 여기에 2억 명 이상이 영어를 할 줄 알고, 매년 1000만 명 이상이 대학을 졸업한다. 잠재 구매력이 매우 높다. 인도의 구매력 평가 기준 GDP 규모는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다. 다만, 상위소득 10%가 인도 전체의 부 8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빈부격차가 심한데, 이는 역으로 고액자산가가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WM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초기 글로벌 진출에 나설 시기 타사에서 나온 반응들은 대개 '무모하다'는 식이었는데, 실제 인도 시장은 제도적, 문화적으로 하이 리스크 시장로 분류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인도의 높은 성장률, 인구 및 부존자원, 설비투자 등에 주목하고, 잔류를 결정해 성공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진출 초기 인지도 부족으로 수탁고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지 핵심인력을 꾸준히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률과 수탁고를 증대했다는 전언이다. 인도 시장 역시 박 회장의 뚝심이 빛났다는 평가다.  

IT 인력 활용 철저한 '현지화 전략'

그룹의 인도 전위대 역할을 하는 인도법인의 강점은 철저한 '현지화'다. 현재도 법인장 및 핵심인력을 제외한 전 인력이 인도 현지 인력으로 구성돼 있고, 인도 시장의 특성이 맞춘 뮤추얼 펀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운용자산을 확장하고 있다. 2008년 현지 첫 주식형 펀드 'MiraeAsset India Equity Fund'를 출시한 이래 현재 주식형 펀드 10개, 채권형 펀드 10개, ETF 25개, 하이브리드 펀드 5개 등 약 70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덱스 자회사인 'Mirae Asset Global Indices(미래에셋 글로벌 인디시스)'다. 인디시스는 인도 내 설립한 그룹사 인하우스 지수 개발 법인이다. 2022년 설립, 인도 현지의 IT 인력을 대거 채용해 지수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신규 테마 발굴로 주목 받고 있다. 

2023년 AI, 빅데이터, 재생에너지 등 혁신테마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Mirae Asset Global Innovative Bluechip Top 10' ETF다. 미 관세 이슈로 단기 수익률 조정 국면이지만, 상장 이후 39.32%(기준가 대비)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글로벌X'와의 신규 지수개발에도 나선다. 

인도법인의 리테일 고객수(계좌수)는 2020년 280만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620만명으로 증가했다. 5년 간 2배 이상 불었다. AUM 규모와 더불어 운용수익 자체의 성장도 괄목할 만하다. 2014년 영업수익(매출) 55억원, 영업이익 3억원에서 10년이 지난 지난해 영업수익 1477억원, 영업이익 888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사업 초기 자본금 투자 대비 지속적인 손실을 기록했지만, 지속적인 현지 마케팅 강화로 수익성이 대폭 향상됐다"고 전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인도 10위권 중형 증권사인 '쉐어칸'을 약 5900억원에 인수하면서 현지 IB시장에도 진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이 닦아 놓은 리테일 시장 토대 위에서 WM과 IB를 결합, 시너지를 낸다는 계산이다. 2000년 설립된 미래에셋쉐어칸은 310만 고객, 130여 개 지점, 4400명 사업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