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국내 1위 은행이지만 해외에서는?
해외 법인과 지점 수 확대 정체 디지털금융 역량 활용도 소극적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민은행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확장을 목표로 한 전략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쟁 은행들과 비교해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이 적극적인 해외 확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민은행은 여전히 해외 법인과 지점 수 확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국민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현재 20여 개국에서 30여 개의 거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경쟁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적은 규모다. 신한은행은 40여 개국에서 160여 개의 글로벌 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24개국에서 200여 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미미하며,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의 입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2021년 캄보디아에서 ‘KB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를 인수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을 시도했지만, 이후 추가적인 대형 M&A(인수합병)나 신규 시장 진출에 대한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꾸준히 법인 및 지점을 확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글로벌 전략에서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며 "해외 금융시장 개척에는 상당한 투자와 리스크 관리 역량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의사결정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고 분석했다.
국민은행의 해외 사업 수익 비중도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민은행의 해외사업 수익 비중은 약 5%로 추정되며, 이는 신한은행의 약 16.8%와 하나은행의 15.1%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글로벌 확장을 통해 수익 다변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국내 금융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은 필수적인 전략으로 여겨진다. 신한은행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화 전략을 펼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것처럼, 국민은행도 차별화된 글로벌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국민은행은 디지털 금융 역량을 활용한 해외 시장 개척에도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모바일 뱅킹을 활용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며 동남아 및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국민은행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부족한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국민은행은 글로벌 사업의 안정화 및 경영관리체계 재정립에 우선 집중해, 글로벌 사업의 내실 있는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면서 "이와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생력 있는 '글로벌 자기 완성형 체계' 구축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 사업 안정화가 아니라 보다 공격적인 M&A 전략과 디지털 금융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향후 국민은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과 디지털 금융 플랫폼 확장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보다 과감한 행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