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베트남 법인 순이익 4년간 120%↑... 비결은?
신한베트남은행, 지난해 순이익 2640억원... 20년 1206억원서 '껑충' 시중은행 해외법인 중 최대 실적... 글로벌 실적의 46% 베트남서 발생 M&A 통해 리테일 영업 기반 마련... 현지화 전략 토대로 사업 확장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베트남은행이 최근 몇 년 새 120%에 가까운 실적 성장률을 기록하며 신한은행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영업 기반을 다진 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한 점 등이 성과로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신한베트남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이는 4대 시중은행(신한·하나·국민·우리)의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실적이다. 지난해 4대 은행의 해외 법인 중 2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수확한 곳은 신한베트남은행이 유일하다.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실적 성장이 멈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2020년 1206억원, 2021년 1292억원, 2022년 1978억원, 2023년 2328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과 비교한 지난해 순이익의 증가율은 118.9%에 이른다. 4년 만에 실적이 2배 이상 커진 셈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성장은 신한은행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리딩뱅크(순이익 1위 은행)' 타이틀을 차지하는 데 핵심적인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10개 해외법인에서 572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국민은행(-2409억원)·우리은행(2100억원)·하나은행(1300억원) 등을 제쳤는데, 해외법인 순이익 중 절반에 달하는 46.1%가 신한베트남은행에서 발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민·우리·신한 등 3개 은행이 각각 전체 해외법인을 통해 거둬들인 순이익보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이 컸다"며 "신한은행의 글로벌 사업에서 신한베트남은행이 갖는 존재감이 그만큼 뚜렷하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이 이처럼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이유 중 하나로는 먼저 M&A를 통해 리테일(소매금융) 영업 기반을 크게 넓혔다는 점이 꼽힌다. 이전까지는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금융에 집중했으나 신한비나은행(2011년)과 ANZ은행 리테일 부문(2017년)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현지 고객 공략에 박차를 가한 것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확대된 영업 기반을 앞세워 현지화 전략을 적극 추진했다는 점도 신한베트남은행의 성공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재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대출이 전체 대출자산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40%인 기업대출 역시 현지 기업의 몫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즉, 신한베트남은행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이상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신한베트남은행은 인력의 현지화에도 성공했다. 현재 신한베트남은행은 전체 직원의 약 98%가 현지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몇 관리자와 주재원 등을 제외하면 현지에서 채용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베트남은행이 지속적인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대출 등 특정 부문에 휘둘리지 않는 자생적인 성장 모델을 디자인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교민들을 핵심 고객으로 삼는 다른 우리나라 은행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베트남의 정치·경제 상황 등에 따라서 신한베트남은행도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대출 자산 등이 다각적으로 구성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등에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리테일, 기업 등 다방면에서 현지화 수준을 고도화해 실적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비대면 상품 등 디지털 금융 영역에서의 현지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은행권 최초로 비대면 대출상품을 선보이며 '디지털 현지화'를 시작했으며, 현지 이용률이 높은 Zalo(메신저), MoMo(전자지갑) 등의 주요 플랫폼과도 다양한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지점을 늘리는 동시에 디지털 금융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지점 확대의 경우 대내외 상황 등을 감안해 구체적인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