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머티리얼스 톺아보기] 희토류 신사업 추진 속…대규모 오버행 '부각'②
납입능력 의문 티앤이노베이션…자금줄 자처한 상상인 상상인 자금 들어오자 CB 리픽싱 잇따라…대규모 오버행 상존
풍전등화(風前燈火).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을 뜻한다. 경영 악화 등으로 상장 존폐의 기로에 선 한계기업들을 진단한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이들 기업이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질지, 현 상황을 조목조목 짚어본다. [편집자주]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희토류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성안머티리얼스의 신사업 추진이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성안머티리얼스가 지난해부터 추진하던 755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은 최대주주 변경 후 납입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에 조달하기로 했던 자금은 최대 17차례 정정되며 납입일정이 미뤄졌지만, 납입자가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들로 변경되면서 일부 납입이 완료됐다. 다만 주가 및 CB 전환가 대비 저렴한 발행가의 신주가 발행되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주식전환이 가능한 CB는 374억원 규모로 신주발행과 함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자금납입 능력 의문…'자금줄' 자처한 상상인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성안머티리얼스가 지난해 12월부터 완료했거나 추진 중인 자금조달 규모는 755억원에 달한다. 이중 현재 자금조달이 완료된 건은 총 205억원이다. 755억원 규모의 유증, 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은 대부분 성안머티리얼스가 반도체 신사업을 추진하던 지난해 발행이 결정된 것이다.
납입 대상은 수차례 변경을 거쳐 모두 티앤이노베이션이라는 법인이 인수하기로 했다. 현 최대주주인 더블유에스는 이중 100억원 규모의 유증에 참여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나머지 105억원은 상상인저축은행(25억원)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79억8000만원), 임종찬(2000만원) 대표 등이 납입했다.
다만 550억원 규모의 유증 및 BW 발행 대상인 티앤이노베이션의 경우 법인등록조차 하지 못한 비영리단체(개인)인 것으로 확인된다. 등록된 주소지는 송파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이며 비영리성 단체인 만큼 수익사업에 따른 재무(매출, 자산, 부채 등)도 파악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티앤이노베이션이 550억원의 자금을 납입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자금조달이 완료된 205억원은 모두 대상자가 변경됐다. 성안머티리얼스의 ‘자금줄’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곳은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으로 확인된다. 지난 3월 발행된 105억원의 유증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 납입자가 변경되면서 납입이 완료됐다. 지난 31일 발행된 25억원 규모 CB 납입자는 티앤이노베이션이지만 납입당일 상상인저축은행이 인수하는 조건이 붙고서야 발행이 완료됐다. 실상 자금을 납입한 주체는 상상인저축은행인 셈이다.
자금조달 계획은 수차례 미뤄지고 있다. 100억원 규모의 유증은 납입일이 내년 6월로 변경됐으며, 50억원 유증은 납입일이 10월31일로 예정됐다. 나머지 100억원 유증(4월16일)과 300억원 규모 BW(4월25일)는 이달 순차적으로 납입일이 도래한다.
상상인 자금납입에 쏟아지는 '리픽싱'
일각에선 성안머티리얼스의 자금조달이 애초 CB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돕기 위해 설계된 수단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실제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들을 통해 일부 자금조달이 완료되면서 성안머티리얼스가 발행한 메자닌의 리픽싱이 잇따르고 있다. 리픽싱 사유는 모두 전환청구 전 시가를 하회하는 발행가(전환가)의 신주(메자닌) 발행이다.
지난달 28일과 31일 6차례에 걸쳐 메자닌 리픽싱을 공시했으며, 총 324억원 규모의 CB 전환가액은 최저 522원까지 내려갔다. 현재 성안머티리얼스의 미상환 CB 386억원 중 7회차 CB를 제외한 374억원은 즉시 주식전환이 가능하다. 전환가액은 500~700원대이며, 리픽싱은 액면가인 100원까지 가능하다. 남아있는 유증 및 BW의 발행가액과 전환가액은 각각 400원, 408원으로 발행이 완료될 경우 미상환 CB들의 전환가액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 최대주주를 제외하면 나머지 자금을 모두 상상인그룹이 제공한 건데 기존 투자주체의 납입능력이 없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향후 자금납입 여부와 리픽싱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8년 연속적자…희토류 생산 중단에 자금조달 필수
성안머티리얼스가 공언한 희토류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자금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현재 성안머티리얼스는 기존에 희토류 메탈바를 생산하던 베트남 공장 및 안산 공장을 모두 폐쇄한 상황이다. 올해 계획한 희토류 생산(500톤) 및 매출(585억원)을 달성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자금투입 및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한다. [본지 4월1일 보도: 성안머티리얼스, 탄력 잃은 신사업…희토류 생산공장 가동 중단①]
성안머티리얼스는 지난 2018년부터 8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며 재무구조도 악화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성안머티리얼스의 자본금과 자기자본은 각각 525억원, 315억원으로 40.78%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올해 초 4대1 무상감자와 1대5 액면분할을 통해 자본잠식은 해소한 상태지만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성안머티리얼스는 계획된 자금조달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녹색경제신문>의 질의에 성안머티리얼스 관계자는 “티앤이노베이션은 투자조합에 불과하고 이는 경영권 변경 이전에 불러놓은 유증 및 사채권이다”면서도 “경영권이 바뀐 시점에도 투자 참여자가 있어 이번에 80억원 유증을 완료했고 나머지 증자 및 메자닌도 이어서 납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