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發 초격차]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5·7년 장기 운용 수익률 '업계 탑'②

퇴직연금 총비용부담률 업계 최저…가입자 친화 스탠스 방증 300조 넘는 '머니무브' 시장…박 회장, 글로벌 리밸런싱 통해 선도 퇴직연금 운용 성과, 향후 WM 전체 성패 좌우할 것

2025-04-01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기자] 단기간 성과 보다 장기적 청사진에 주목했던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20년 뚝심'은 퇴직연금 운용수익률 측면에서 입증되고 있다. 어둠의 터널을 묵묵히 걸어온 끝에 빛을 본 셈이다.

3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DC(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은 3년(2022~2024년) 2.07%, 5년(2020~2024년) 5.55%, 7년(2018년∼2024년) 4.43% 등의 추이를 보였다. IRP의 경우 3년 1.88%, 5년 5.66%, 7년 4.45% 등으로 집계됐다. 5, 7년 수익률 면에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장기운용에서 특히 강점을 보였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 가입자 부담을 나타내는 수치인 퇴직연금 총비용부담률은 낮은 편이다. DC의 경우 0.49%로 증권사 평균치 수준을 웃돌았지만, IRP의 경우 0.27% 수준으로 업종별 가장 낮은 수준인 보험업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증권사 평균 부담률은 0.325% 수준이다. 총비용부담률이 클수록 적립금 대비 가입자가 지출하는 비용도 커진다.

3년 단기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집계되는데, 2022년 팬데믹 장기화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 외생변수가 글로벌 주가지수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2년 연중 나스닥 종합지수는 연초 대비 33%, 중국 항생지수(2022.11월 기준) 역시 연초 대비 36% 하락을 기록하는 등 국제적 SCM(공급망관리) 위기론이 주식 시장을 전체를 뒤덮었다. 선진국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MSCI 월드 지수 역시 연초 대비 17.7% 하락했다. 

이 탓에 퇴직연금 자산 상당액을 글로벌 펀드나 ETF 등에 투자한 증권사들은 2022년 상반기에만 평균 수익률은 -5.14%를 기록하면서 부진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DC형에서 -6.29%, IRP에서 -6.86%를 기록했다. 연말 증권사 평균 수익률은 0.02% 수준이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한 만큼 향후 평균수익률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후 예측이 힘든 국제 증시의 다운사이클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면서 당시 모든 증권사의 운용수익률이 하락세를 기록했다"면서 "다만 이후 가파르게 수익률을 회복하는 등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오히려 가입 투자자들이 '고위험-고수익'의 허들을 무너뜨리기 시작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박현주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자산은 전체적인 투자운용 전략 프레임 안에서 주요 재원으로 쓰이는 포탄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총 고객예탁자산은 421조원 수준이다.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자산 자체는 전체 예탁자산 대비 10% 수준이지만, 향후 300조원이 넘는 실물이전 '머니무브' 시장을 염두에 둔다면, 현재 운용 퇴직연금 자산의 성과가 WM부문 전체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큰 그림은 박현주 회장이 추구하는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이다. 박 회장은 1998년 국내 1호 뮤추얼펀드인 '박현주 1호' 이래 지속적으로 글로벌 유망 섹터를 공략해 왔다. 현재 직함도 회장 겸 글로벌전략최고책임자(Global Strategy Officer)다.

기존 선진시장에서 TDF(타겟데이터펀드), ETF(상장지수펀드)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이머징 마켓으로 위험축을 분산,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주요 투자국이었던 미국 대신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201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주도로 미국의 ETF 운용사 글로벌X를 인수한 것도 이 일환이다.

WM업계 관계자는 "2016년부터 저금리 기조를 타고 확산됐던 미국 부동산 대체투자(공모펀드) 흐름이 팬데믹을 계기로 공실률 확대, 금리인상 등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증권, 운용사들이 적극적인 리밸런싱 전략을 도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해외 대체투자자자산 평가손실 탓에 2023년 순이익이 3379억원으로 전년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2023년 10월 선제적으로 미국 부동산 공모펀드인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미국맵스9-2호)'를 매각 결정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한 바 있다.

내부적으로 리츠 투자에 대한 중요도는 여전히 높게 설정돼 있지만, 향후 장기투자의 가닥은 신흥국 등 글로벌 주식에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박 회장은 AI가 주도하는 신흥국 기술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내수 경기가 매우 안 좋은 상황인데 AI 기반 테크기업들의 실적은 매우 좋다"면서 "딥시크(Deepseek)는 수십 년간 축적된 중국의 기술투자가 맺은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이 운용하는 퇴직연금 상품인 차이나H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1(2015년 설정)은 알리바바(9.88%), 샤오미(9.09%), 텐센트(7.66%) 등 중국 AI 섹터를 주도하는 기술주 포트를 대거 담으면서 6개월 단기 수익률 26.67%을 보이고 있다. 차이나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1호(2017년 설정) 역시 유사하다. 다만, 장기수익률은 변동폭이 있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홍콩법인) 역시 최근 중국 1위 자율주행 센서(라이다) 업체인 로보센스의 1800억원 유상증자 주관사로 딜을 완수, 홍콩증시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IB 딜에서도 트랙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인도 10위권 증권사인  쉐어칸을  5700억원에 전격 인수하면서 인도 시장에 거점을 마련했다. 2006년 현지에 진출해 32조원 가량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과 함께 'WM+IB'를 묶는 그림을 완성했다. 쉐어칸은 인도 전역에 130여 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 대표 지수인 센섹스 지수가 지난 3년(2022~2024년) 42% 상승할 만큼 주식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쉐어칸을 중심으로 현지 마케팅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