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1분기 결산 시점에 나온 호실적 전망 공시 "이례적"…주가는 '급락'

올 1분기 매출 1400억, 영업이익 687억 전망 공매도 재개·경쟁사 TC본더 입고…직격탄 분석

2025-03-31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 기자] 국내 반도체 후공정 장비 대장주 '한미반도체'가 이례적인 실적 전망 공시에도 불구하고,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년 5개월 만에 재개된 공매도와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의 TC본더 공급망 변화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31일 오후 1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약 10% 하락한 6만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7거래일 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7만원 선이 무너졌다. 지난 1월 22일 장중 12만7000원을 기록한 이래 시총만 약 40% 가까이 빠진 상태다. 

한미반도체의 주가 부진은 이날부터 재개된 공매도와 경쟁사의 TC본더 공급계약 성사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실제 한미반도체는 지난 21일 기준 대차거래잔고가 2월 말 대비 320만주 가량 크게 늘면서 이상징후를 보였다. 

대차거래잔고가 반드시 공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종목들이 공매도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가 급락의 전조였다는 평가다. 대차잔고가 크게 늘었던 SK하이닉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반도체, 2차전지 대형주들 역시 31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12단 HBM(고대역폭메모리) TC본더 시장의 경쟁사로 떠오른 한화세미텍이 한미반도체에 앞서 SK하이닉스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급망 경쟁력에 대한 우려감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한화세미텍은 210억원 규모의 TC본더 공급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TC본더에서만 420억원의 수주잔고를 쌓았다. 모회사 한화비전은 반도체 사업의 확장을 위해 한화세미텍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5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했다. 

한미반도체는 공매도 물량을 방어하는 동시에 TC본더 관련 공급망이 건재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 31일 올 1분기 영업실적 관련 전망(공정공시)을 내고, 주가방어에 나섰다. 1분기가 완료되고, 실적 결산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이례적으로 발표된 공시다. 

한미반도체는 올 1분기 매출액 1400억원, 영업이익 6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치가 확정되면, 영업이익률만 49% 수준이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1분기 매출액 773억원,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긍정적 실적 전망 공시에도 불구하고, 주가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미반도체 측은 "1분기 해외고객사 비중이 90% 가량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이 49%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미반도체는 해당 해외고객사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최근 한미반도체로부터 TC본더 입고를 늘리고 있는 마이크론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분기 결산 시점에 1분기 실적 전망 공시를 내놓은 상장사를 본 적은 없는 거 같다"면서 "최근 주가 급락을 방어하기 위해 호실적 전망 공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