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나트륨이온 배터리 앞서간다... "한국은 신기술에 큰 투자할 여력 없어"

중국 힌다(Hinda) 초기 삼원계 배터리와 비슷한 밀도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 한국은 아직 연구 단계, 산업 침체된 상황에서 신기술에 투자하기 부담 중국은 기술력 갖춘 스타트업들이 기술 개발, 한국은 소수 대기업만

2025-03-31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지난 28일 중국 이차전지 업체 힌다(Hina Battery)가 165Wh/kg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가진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힌다는 2017년에 설립된 나트륨이온 배터리 전문 회사로,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기가와트(GWh)급 나트륨이온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한 기업이다. 힌다가 이번에 발표한 165Wh/kg 이상의 밀도는 그간 개발된 나트륨이온 배터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초창기 삼원계 배터리인 NCM111 밀도와 비슷하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가진 장점이 많다. 우선 가격이 싸다. 나트륨은 바닷물과 지각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리튬에 비해 가격이 1/100 수준이고 니켈, 코발트 같은 희귀 금속도 필요하지 않다.

또한 저온에서 성능이 안정적이고 수명이 길다. 이번에 힌다에서 발표한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영하 45도에서도 방전 속도가 동일하고, 8000회 이상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스타트업 판에 끼기 힘들어, 산업 플레이어 현저히 적은 한국 이차전지 생태계

반면 국내 기업들은 나트륨이온 배터리 기술력에서 뒤쳐진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기업들이 개발을 하고 있지만 아직 연구 단계다. 

중국에 뒤쳐졌다고 해서 기업을 탓할 수는 없다. 국가의 산업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글로벌 10대 배터리 기업 중 6개가 자국 기업이고, 중국 내에 배터리 관련 기업이 수백개에 달한다. 정부에서 국가 기반 산업으로 이차전지를 전폭 지원한 결과다.

힌다의 사례처럼 신생 기업이 한 가지 특정 분야의 배터리에 집중해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엔 배터리와 관련해 90개 내외의 상장사가 있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이 세개의 셀제조 기업과 소수의 소재 기업이 업계를 끌어가고 있다.

소수의 대기업이 소재부터 셀제조, BMS까지 배터리 밸류체인 전체를 연구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의 장벽이 높고 정부가 R&D 투자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업계 플레이어로 진입하기가 어렵다. 

국내 주요 소재 기업의 한 연구개발직 관계자는 "현재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 가격이 급등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에 가깝게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며 "어떤 기술이 시장성을 갖추려면 일정 규모 이상을 생산해 설비 투자 비용을 상쇄해야 하는데 현재 이차전지 업계가 침체기를 겪는 상황에서 아직 시장성이 증명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에 큰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차전지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삼고 국가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이차전지 산업 특별법 제정' 토론회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차전지 산업은 대한민국의 핵심 산업이자 차세대 먹거리 산업이고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는 국가 지도부가 공석인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 대응도 기업의 재량에 맡기고 있어 정부가 산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바를 느끼기 어렵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