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주총회, 영풍 의결권 행사 못해... 최윤범 회장측 ‘승리’

법원, "영풍·MBK 의결권 행사 제한돼야" 이날 주총, 최 회장측 안건 다수 통과 영풍·MBK 앞으로도 경영권 '야욕' 이어질 듯홈플러스·고려아연 노조, MBK 반대 시위도

2025-03-28     유자인 기자
MBK파트너스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법원에서 영풍·MBK파트너스가 제기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전날 기각해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영풍이 단독으로 가진 보유 지분 25.42%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해졌다. 이날 고려아연 주총에서 결과는 최 회장 측 안건이 통과돼 최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영풍·MBK는 앞으로 계속 ‘꼼수’를 사용해 향후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전날 법원 기각에 힘 얻어 경영권 방어 성공

2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법원은 영풍·MBK의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지난 1월 임시 주총을 앞두고 고려아연의 손자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도록 해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바 있다.

상호주란 A 회사와 B 회사가 서로 보유한 상대 회사 주식을 가리키는데, 10%를 넘을 경우 전체 지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금지되는 ‘상호주 제한’ 대상이 된다.

법원은 지난 7일 임시 주총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영풍의 의결권 제한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최 회장 측은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 형태의 썬메탈홀딩스(SMH)를 활용해 SMC가 보유한 영풍 지분을 현물 배당 형태로 넘기는 방식으로 새로운 상호주 관계를 형성했고, 이를 근거로 다시 의결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영풍·MBK는 지난 17일 정기 주총을 앞두고 "최 회장 측이 의결권을 또다시 박탈해 주총을 파행으로 이끌려 한다"며 다시 한번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동시에 영풍이 보유하던 고려아연 지분을 지난 7일 현물 출자 방식으로 유한회사 ‘와이피씨’에 넘겼다. 영풍과 고려아연 사이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 상호주 제한을 무효화하려는 조치였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정기 주총의 기준일은 2024년 12월 31일”이라면서 “작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할 때 이 사건 주식의 보유자는 영풍이지, 와이피씨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정기 주총일인 28일 기준으로 의결권은 영풍이 행사할 예정이기 때문에, 상법에 따라 영풍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고려아연의 판단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영풍·MBK가 40.97%,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합해 34.35%지만 영풍의 지분 25.42%가 의결권이 박탈되며 영풍·MBK의 지분은 15.55%로 크게 낮아졌다.

최 회장 측은 우선 이사수를 19인으로 상한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뒤 감사 1인을 제외한 8인의 신임 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신규 이사 선임의 경우 지난 7일 법원의 결정에 따라 집중투표제로 진행된다. 

영풍 측이 다시 ‘상호주 제한’을 해소하고 지분율 우위를 바탕으로 최 회장 측보다 조금 더 많은 이사를 선임하는 과반까지는 최소 2~3년이 걸리고 수차례 주총를 열어야 해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이사회 장악에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해진 기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해야 하는 사모펀드인 MBK입장에는 불리하다.

이날 주총의 결과만 봐도 영풍의 의결권은 제한됐다. 제2호 의안인 정관 변경의 건에서도 최 회장 측 안건인 이사회 비대화를 통한 경영활동의 비효율성을 막기 위한 이사 수 상한 설정·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배당기준일 변경·분기배당 도입이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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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풍·MBK는 향후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 앞으로도 계속 ‘꼼수’를 사용할 전망이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전량을 현물 출자해 신설된 유한회사인 와이피씨(YPC)를 설립해 상호주 제한 회피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실제 전날 영풍은 1주당 0.04주의 주식 배당을 결의하며 주식 수 증가로 인해 SMH의 영풍 지분율이 10% 아래로 떨어졌으므로 상호주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다만 이날 오전 고려아연 SMC는 장외매수로 영풍의 보통주 1350주를 케이젯정밀로부터 취득해 지분율이 10.03%로 변동됐다고 공시했고, 때문에 상호주 관계가 설립해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이날 영풍 측 법률대리인은 "SMH의 영풍 주식 취득 시점이 오전 9시를 넘겼다면 의결권 제한은 부당하다"고 맞섰지만, 고려아연 법률대리인은 "취득 관련 잔고증명서 발부가 8시54분으로 개회시간 이전이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영풍은 유한회사인 YPC를 통해 향후 주총에서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게끔 같은 방식을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법원의 가처분 결과에 대해서도 영풍·MBK 측은 법원의 의결권 허용 가처분 기각에 대해 즉시 “최윤범 회장의 순환출자 탈법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며 항고했다. 이날 주총에서 최 회장 측 안건이 다수 가결됨에 따라 영풍·MBK측이 법원에 바로 주총 결과에 대한 가처분을 낼 전망이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초장기전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미 MBK도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때까지 계속해서 임시 주총 소집 등을 요구하겠다고 언급한 적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 사태로 MBK에 대한 정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어 MBK의 행보에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날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주총이 열린 서울 몬드리안 호텔 외부와 주총장 입구에서 MBK에게 “기업 사냥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MBK의 경영참여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고려아연을 제 2의 홈플러스로 만들 것인가" "MBK는 기업사냥 중단하고 홈플러스 사태 책임져라" 등의 내용이 적힌 시각물을 내보이며 MBK를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