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업계 내부통제 강화... 한화생명 준비했지만 결과는 ‘미지수’

제2금융권 역시 내부통제 강화 나서 금감원, 경영인정기보험관련해 한화생명에 강경 발언, 올해 첫 정기검사 상대로 한화생명 지목 한화생명, 내부통제 강화 노력했으나... "두고 봐야 안다"

2025-03-27     유자인 기자
[사진=금융감독원]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금융감독원이 제2금융권에도 내부통제 강화를 요구한 이후 캐피탈 및 보험사들이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방식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경영인 정기보험과 관련해 금감원의 강도 높은 정기검사를 예고받은 한화생명은 빠르게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지만 정기검사가 이달 말에 실시되는 만큼 제도 안착 성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 내부통제 강화... 인적 쇄신·외부 인사 영입 노력

지난해 7월 시행된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대한 준비작업으로 제2금융권에서도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관리의무 부여 등 내용을 담고 있는 개정안은 금융권 중류에 따라 차례로 시행될 예정이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보험사는 올해 7월까지, 자산총액 5조원 미만의 보험사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여신전문업체는 내년 7월까지, 나머지 금융회사들은 내후년인 2027년 7월까지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KB캐피탈은 최근 정관변경을 통해 내부통제 위원회를 신설하고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홍보부장을 역임한 박상배 사외이사를 내부통제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내부통제위원회는 내부통제의 기본방침과 전략 등을 수립하고 미흡한 사항이 발견될 시 개선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하는 역할을 맡았다. 자산 규모 16조원으로 업계 3위인 KB캐피탈은 지난해 말부터 조직개편과 함께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자산규모 18조원의 하나캐피탈도 연말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금융 리스크 관리 전문가인 정수진, 이동환 사외이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두 후보는 오는 24일 정기주총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규범 개정의 핵심은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한다는 것으로,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 외에도 OK캐피탈, NH농협캐피탈, 한국캐피탈 등 대부분이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한화손해보험·현대해상·삼성화재·DB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흥국화재 등 손해보험사 6곳이 사외이사 총 24명 중 6명을 올해 신규로 선임한다. 특히 신규 선임 사외이사 6명 중 5명이 경제 관료 출신이다.

한화손보는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 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현대해상은 금감원 손해보험검사국과 보험감독국 등을 거친 도효정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새로 영입했다. DB손해보험은 금융위 상품심사위원을 지낸 박세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했다.

롯데손보는 28일 주주총회에서 기재부 세제실장을 지낸 윤태식 전 관세청장을, 흥국화재는 금감원 보험리스크제도실 등을 거친 한승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손보사뿐 아니라 생보사에서도 경제 관련 출신 사외이사 선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생명이 새 사외이사로 선임한 구윤철 서울대 특임교수는 기재부 제2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경제 관료 출신이다.

금감원 ‘철퇴’ 맞은 한화생명... 내부통제 쇄신 성과는 ‘두고봐야 할 것’ 

지난달 금감원은 한화생명에 경영인정기보험과 관련해 매우 강경하게 발언했다. 발단은 경영인정기보험 관련 조사였다. 

경영인정기보험은 경영진 사망에 대비해 법인을 계약자·수익자로 하고 최고경영자(CEO) 등을 피보험자로 가입하게 하자는 취지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120%가 넘는 환급률을 내세워 개인사업자등을 대상으로 저축성 보험처럼 판매하는 등 차익거래와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변질됐다는 인식 하에 지난해 말 모니터링 및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결과 금감원은 모니터링 기간 중 생보사와 법인보호대리점(GA)들이 영업현장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예상됨에도 GA의 모집수수료율을 확대하고 환급률을 상향해 상당 규모의 차익거래가 발생할 수 있는 유인을 만든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한화생명은 모니터링 기간 중 경영인정기보험 총 판매 수가 644건을 기록하며 가장 많이 판매했고 실적 증가율은 전월 대비 152% 급증 GA에게 평균적으로 초회보험료의 872.7%에 달하는 모집수수수료를 지급했다. 특정 건의 경우 1053.0%(초회보험료 2900만원, 수수료 3억5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사·GA의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하겠다"며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법상 허용하는 최대 수준의 제재를 통해 시장질서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실제 한화생명은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6건의 제재를 받아 삼성생명(9건)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고, 2022년 3건에서 2023년 4건, 지난해 6건으로 연간 제재횟수가 늘어나고 있어 금감원 측에서는 주시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지난 25일 ‘보험회사의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보험사는 앞으로 GA에 보험상품 판매를 위탁하려면 불완전판매율, 민원 건수, 제재 이력 등을 평가하게끔 했다. 

이와 같이 금감원이 지속적으로 GA와 보험사 간의 관계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및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기에 생보사 중 GA를 통한 수익을 가장 많이 벌어들인 한화생명으로서는 앞으로의 규제와 내부통제 논란에 빠르게 대처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이에 대비해 지난 20일 이명박 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역임한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해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법을 반영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정관에도 책무구조도 마련과 중요한 변경에 관한 사항 등을 정관에 추가해 내부 통제 조직을 개설하고, 사외이사 5년 초과 재임 금지 조항을 삭제해 임기 제한을 6년으로 늘리는 등 현행 지배구조법을 반영했다.

다만 금감원 역시 한화생명에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한화생명 및 관련 모집채널을 우선 검사 대상으로 선정했고 조만간 강도 높게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탈세가 의심되는 행위에 대해선 과세당국과도 공조해 탈세를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에 대한 금감원의 정기검사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강도 높은 검사를 예고한 만큼 한화생명도 적극적으로 내부통제 강화 대책을 세웠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시스템이든 안착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도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하기에 검사 이전까지 완벽하게 돌아가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