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악화 ‘고심’ 보험업계, 요양업으로 반전 노리나…KB•신한 라이프 이미 전개중
보험사, 지난해 자산운용으로 수익 냈지만 올해는 금리 인하로 어려울 예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요양업이라는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나 요양업, 규제·주민반대 등 난관 있지만 금융당국 지원 나서, KB·신한 이미 요양사업 운영중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지난해 보험사들은 자산운용으로 역대급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금리 인하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등으로 수익이 악화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이에 요양업 진출을 고민 중이지만 규제가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요양사업 진출 지원에 나섰고,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의 경우 이미 요양사업에 뛰어들어 적극 운영 중이다.
보험사 지난해 역대급 수익냈지만... 올해는 ‘갈수록 태산’
2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은 모두 14조1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82억원(4.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의 원천은 자산운용이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지난해보다 보험 손익이 7964억원 줄었지만 이자·배당수익이 1조3498억원 늘면서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손보사 역시 보험손익은 815억원 줄었으나 투자손익이 5896억원(22.1%) 확대되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같은 자산운용 수익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세 차례에 걸쳐 현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낮췄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경기 방어에 비중을 두겠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보험손익 역시 올해 악화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경우 지난달 한파, 폭설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대형 5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기준 평균 88.7%로 전년동월(79.0%) 대비 9.7%포인트(p)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이 약 80%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역시 손실 증가가 예측된다.
‘설상가상’으로 이달과 다음달에는 주요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가 예고돼 연간 자동차보험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며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비율은 최대 20%포인트 낮췄지만,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보완자본은 인정하지 않는 ‘기본자본 킥스’를 새로운 핵심 지표로 관리한다고 발표했다.
보험업계, 요양업 진출로 새로운 시장 개척하나...KB·신한라이프, 이미 운영에 나서
이에 보험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 하는 상황이다. 저출산, 초고령사회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보험사들의 요양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법적·비용적 걸림돌이 존재한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30인 이상의 요양시설 사업자는 상의 요양시설 사업자는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만 요양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임대해서 장기요양 사업을 실시하는 경우 수익을 내지 못하면 사업 철수가 너무 쉽다는 이유다.
요양 수요가 높은 수도권에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부지 매입과 건축에 드는 비용이 대폭 증가해 요양원이 수도권 외곽에 자리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경기권의 경우 서울(551개)보다 약 3배정도 많은 1554개의 요양원이 존재한다.
노인복지시설 설치와 운영을 동시에 수행해야 위탁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건물의 목적이 요양업에만 한정돼 있다는 점, 제한적인 비급여 항목 등 현행에서는 사업 운영과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장애물로 작동한다.
현재 요양 시설에서 제공할 수 있는 비급여 항목은 식사와 이발·미용 정도로, 만약 심리상담, 동행쇼핑, 건강관리 등의 항목이 비급여에 포함된다면 사용자는 양질의 서비스를, 보험사는 부가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요양 부지 선정, 운영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나 평판 관리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요양시설은 일종의 '기피 시설'로 인식돼 신설 시 지역 주민들과의 협의에 난항을 겪은 사례가 다수 있었다. 지난해 4월 관악·송파·여의도 등지에서 주민들이 요양시설 건립에 반대 의견을 표한 사례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제7차 보험개혁회의에서 금융당국은 저출산·고령화 관련 보험사의 영위업무 확대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요양 수요 확대에 대비해 보험사가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도록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현재 요양사업을 전개중인 곳은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생명이다. KB라이프는 지난 2023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들여와 생보사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해 현재 위례·서초에서 요양시설을, 평창에서 노인주거시설을 운영중이다.
신한라이프의 경우에는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설립해 지난해 11월 경기도 성남시에 분당데이케어센터를 열었고, 올해는 하남에 요양시설을 설립할 예정이다.
하나생명과 삼성생명, NH농협생명, DB손해보험 등의 보험사들도 요양사업 진출 의지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한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신한라이프케어는 초고령사회에 발맞춰 차별화된 시설 인프라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개별 노인의 존엄성을 고려한 요양 업계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생보업계 관계자는 "요양사업 진행 과정에서 제도적인 문제와 주변 주민과의 융합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현재 시설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고, 당국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 의지를 보여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중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