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 불분명한 채권도 추심?...금감원, 추심업계 '개인채무자보호법' 준수 경고
- 금감원,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 앞두고 24개 추심회사 CEO 간담회 개최 - 채권 원인 서류 미보유·소멸시효 불분명 채권 추심 등 미흡 사례 다수 발견 - 불법추심 민원 빈발 업체 집중 검사...내부통제 강화 당부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26일 채권추심업계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4월 17일 시행 예정인 '개인채무자보호법' 이행 준비 상황을 점검하며 법규 준수와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 9층 대회의실에서 김성욱 민생금융 담당 부원장보를 비롯해 서민금융보호국장, 채권추심업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BNK, SM, 고려, 나라신용정보, 나이스 등 24개 채권추심회사 대표이사와 신용정보협회 전무이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행사는 오는 달 시행되는 법률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실시한 현장점검(3월 17일~21일, 5개사 대상)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 부원장보는 "과도한 추심 행위로부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법률의 안정적 정착이 필요하다"며 "위법·부당 채권추심 방지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처 내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채권추심 관련 민원이 2022년 1762건에서 2024년 2778건으로 3년 연속 증가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점검 결과, 추심회사들은 담당자별 추심 제한사항 알람 시스템 구축과 법령 Q&A 수시 공유 등 긍정적 사례를 보였다. 반면 착수통지서 채권 종류 미기재, 추심 제한 시간대를 시간 단위로만 관리하는 시스템 미비 등 9개 분야에서 미흡한 점이 확인됐다. 특히 원인 서류 없이 채권을 추심하거나 소멸시효 완성 여부가 불분명한 채권을 수임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며 내부통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올해 검사 계획에서 불법추심 제보가 빈발하거나 3년 이상 검사를 받지 않은 업체를 우선 점검한다고 밝혔다. 주요 점검 항목은 위임직 추심인 관리 체계, 채권 원인 서류 등록 적정성, 개인채무자보호법 준수 여부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수임 채권의 적정성은 원인 서류 사본과 집행권원(판결문·공증 등)을 포함한 서류 샘플을 철저히 검토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오류 없이 추심 기록을 시스템에 자동 저장하는 기능을 도입 중"이라며 "추심 인력 대상으로 매월 2회 이상 법률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용정보협회는 "오는 4월 첫 주 전국 추심회사 대상 설명회를 개최해 법령 해석 차이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개인채무자보호법은 ▲채무조정 미완료 개인금융채권 양도 금지 ▲1년 이상 연체된 채권 양도 시 채무자 동의 의무화 ▲양도 예정 통지 의무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특히 이 법은 과도한 추심으로부터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채권추심 과정에서의 개인정보 보호와 채무자의 권리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법의 시행으로 채권 관리 프로세스의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