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프리스' 사칭 사기 피해 확대...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
- "달러채권 투자로 매월 2.4%의 고수익 보장" 허위 홍보 - 미국 제프리스 사칭한 불법업체, 트럼프 재선 이후 달러 강세 악용 - 피해자 A씨, 1억500만원 투자 후 해지 요청하자 업체 잠적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25일 미국 유명 투자회사 '제프리스(Jefferies)'를 사칭한 달러채권 투자 사기 피해 급증에 따라 소비자경보 '주의' 등급을 발령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글로벌 투자회사 '제프리스'를 사칭한 업체가 달러채권 투자로 매월 2.4%(연 28.8%) 수익을 보장한다며 자금을 모집하는 사기 사례를 공개했다. 이는 미국 국채 평균 수익률(연 4.0~4.6%)을 6배 이상 웃도는 비현실적인 수치로, 트럼프 재선 이후 강화된 달러 강세 기류를 악용한 신종 사기 수법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업체들은 미국 뉴욕에 있는 실제 투자회사 홈페이지를 모방한 가짜 사이트를 제작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신뢰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터넷 언론 기사와 SNS 등을 통해 가짜 초고수익률 정보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며, 인기 블로그에 가짜 성공 사례를 게시한 뒤 투자자 유치에 성공하면 도메인 주소를 'R 펀드', 'H 펀드', 'S 펀드' 등으로 수시로 변경하며 행적을 감추는 수법을 사용했다.
특히 이들은 채권왕으로 유명한 제프리스 대표를 연상시키는 'J 본드' 또는 'J 펀드'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또한, 대포통장 의심을 피하고자 '유한회사 J본드 코리아'와 같이 제프리스의 한국 지점인 것처럼 위장한 법인명의 계좌를 통해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례를 보면 50대 A 씨는 인터넷 기사를 통해 달러채권 투자로 매월 이자 2.4% 지급 및 비과세로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정보에 현혹되어 약 1억500만원을 입금했다. A 씨는 투자회사 이름과 다른 입금 계좌 명의를 수상하게 여겨 해지를 요청했으나, 해당 업체는 잠적하고 사이트 접속도 차단돼 피해를 입었다.
또 다른 40대 피해자 B 씨는 블로그를 통해 글로벌 투자회사를 알게 된 후 월 2.4%의 투자 수익에 관심을 두고 총 2000만원을 입금했다. B 씨는 투자 방법이 지난해 있었던 멕시코 회사채 투자 사기와 유사하다는 점을 의심해 해지를 신청했으나, 만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의 유명 투자회사라도 자본시장법상 인허가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에서 주식, 채권, 펀드 등을 중개·판매하는 영업 행위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법 제11조에 따라 무허가 영업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며, 비제도권 금융회사와의 거래로 인한 피해는 금감원의 분쟁조정 대상에서 제외돼 사실상 피해 구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세 가지 유의 사항을 당부했다. 첫째, 글로벌 투자회사라도 국내에서 인허가 없이 영업하는 것은 불법임을 명심할 것, 둘째, 온라인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 금융상품 투자를 홍보한다면 투자사기일 수 있으니 조심할 것, 셋째, 불법 업자로 의심되면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신속하게 신고할 것 등이다.
특히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에는 투자사기를 우선 의심해야 한다"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약 연 4.0~4.6% 수준인데, 이보다 훨씬 높은 연 28.8%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투자 전 금융소비자정보포털(파인)을 통한 업체 신원 확인을 권고했다. 사기 의심 시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신속하게 금감원이나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으며, 금감원 홈페이지 내 '불법 금융신고센터'를 통해 증빙자료와 함께 제보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