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국 조치 대응해 철강 수입량 최대 15% 감축…CBAM 확대도 예고
EU,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로 철강 수입 허용량 15% 축소 발표 한국, EU 철강 수출국 3위…국내 철강업계 타격 불가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확대 전망…추가 부담 우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에 대응해 철강 수입량을 최대 15%까지 감축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강·금속 산업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 따라 EU는 4월 1일부터 현재 시행 중인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강화해 수입 허용량을 15% 줄일 방침이다.
EU는 2018년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이후, 국가별로 설정된 쿼터(할당량) 내에서는 저율 혹은 무관세로 철강 제품을 수입하도록 했으며,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통해 철강 수입량을 추가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EU 전체 철강 수입국 중 3위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국내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열연 및 합판 제품이 수입 제한 조치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EU는 한국 철강제품의 중요한 수출 시장 중 하나인데, 이번 조치로 인해 수출량이 줄어들고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미국이 최근 한국산 철강에 대한 고율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EU마저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출 다변화가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EU는 현재 시행 중인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 보호 조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 중 추가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철강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도 별도의 수입 규제 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한국 철강업계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대상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4분기 중 CBAM 적용 품목을 철강·알루미늄 가공제품으로 확장하는 입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CBAM은 EU 역외에서 생산된 시멘트, 전기, 비료, 철·철강, 알루미늄, 수소 등 6개 품목에 대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올해 말까지는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만 있지만, 내년부터는 초과 배출량에 대한 CBAM 인증서를 구매해 제출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BAM 적용 대상이 확대될 경우, 한국 철강업체들은 EU 수출 시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탄소 감축을 위한 친환경 생산 전환이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