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대우·롯데건설, 리츠 투자 잇달아 철수 및 축소… ‘고금리 리스크’에 사업 재편
- 부동산 침체·배당 수익성 저하… 대형 건설사들 리츠에서 발 빼는 중 - 데이터센터·모듈러·에너지 등 새 먹거리로 투자 전략 전환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한때 공격적으로 확장하던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 시장에서 잇달아 철수하거나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리츠를 통한 안정적 배당 수익 확보가 어려워지자, 해외 모듈러 건축과 데이터센터 개발 등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편하는 분위기다.
리츠, 더 이상 안정적인 투자처 아냐…건설사들 전략 수정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건설사들은 리츠를 통해 주거·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하고 운영하며, 개발이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챙기는 구조를 선호했다. 하지만 2024년 이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주요 오피스·물류 자산의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리츠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부동산에서 발생한 임대 수익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구조인데, 금리가 높아지면 조달 비용이 늘고, 배당 여력이 줄어든다”며 “현재는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과거처럼 리츠에 돈을 넣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상장 리츠들은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이로 인해 시가 배당률이 유지되거나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2023년 9월 기준 국내 23개 상장 리츠의 평균 시가 배당률은 9%를 넘었으며, 일부 리츠는 10%를 초과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리츠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배당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금융 업계 전문가들은 "배당 수익률만 놓고 보면 리츠가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시장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는 상태"라며 "이는 배당을 잘 줘서가 아니라, 시장에서 리츠 자산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GS·대우·롯데, 리츠에서 손 떼고 ‘신사업’으로 이동 중
이런 흐름 속에서 GS건설은 국내 리츠 투자 비중을 줄이고, 해외 모듈러 건축과 데이터센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 현재, 인도네시아·미국 등지에서 모듈러 주택 사업을 확대 중이며, 국내에서는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에 뛰어들고 있다.
대우건설도 리츠 투자 확대보다는 해외 인프라 개발 및 수소·친환경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에 주력하며 리스크 분산을 시도 중이다.
롯데건설은 기존에 추진하던 오피스 중심의 리츠 구조에서 철수하고, 도시정비사업 및 주택개발 부문으로 전략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금융 전문가들은 “리츠의 매력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로 인한 수익성 저하”라고 진단한다. 리츠는 대출을 통해 자산을 매입하고 그 수익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지난해 기준금리가 약 3%대였고, 가장 최근에는 2.75%로 내려오긴 했지만 이미 비싼 이자율의 대출이 장기 계약돼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리츠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서울 주요 오피스·물류센터의 공실률 증가, 임대료 상승 정체가 겹치면서 리츠 자산 가치 자체도 하락 중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리츠를 통해 저위험·고수익을 기대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건설사들이 리츠보다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향후 리츠 시장 회복 가능성은?
향후 리츠 시장이 다시 부활하려면 금리 인하, 부동산 경기 회복, 자산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데 업계 의견이 모인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이 여전히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리츠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은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선택과 집중’”이라며 “데이터센터, 에너지, 해외 인프라 등 대체 자산군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