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로 온라인 판매 간 보는 현대차... 지금은 시기상조지만 일단 준비 [車직판제②]

2025-03-20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세계적으로 자동차 유통 구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No.1 기업인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에 가장 눈길이 갑니다. 

현대차그룹은 몸집이 몸집이니만큼 직판제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 현대 기아 딜러들이 3천 명은 족히 넘을 테니까요. 또 직영점 인원은 정직원이기 때문에 노조의 반발이 거셀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가 직판제를 아예 실시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닙니다. 현대자동차의 경형SUV '캐스퍼'는 현재 온라인으로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오프라인 전시장은 차를 직접 보고, 구매 시 차량을 인도받는 용도로만 쓰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서울 송파구와 부산에 캐스퍼 단독 상설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나다니면서 보신 분들은 ‘이 비싼 땅에 캐스퍼 전시장을?’ 하며 의아하셨을 텐데요.

관계자들은 이 '캐스퍼 밀어주기'를 현대차의 온라인 직판제 테스트베드 보고 있습니다. 영향력이 크지 않은 모델로 시장 반응을 우선 살피겠다는 겁니다. 

몸집 커서 조심스럽지만, 탄탄한 서비스망으로 직판제 전환엔 유리

딜러와의 상생 이슈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사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 온라인 직판제로 전환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브랜드들이 직판제 전환을 할 때 가장 고심하는 것이 A/S 문제입니다. 상당 브랜드들이 A/S 관리를 딜러사에 맡기고 있어, 딜러사가 빠질 경우 사후 대응이 어렵습니다.

현대차그룹처럼 전국적으로 자체 서비스망이 촘촘한 경우는 세계 어디를 봐도 드문 케이스입니다. 

또 고급 라인부터 저가형 실속 라인까지 차량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것도 강점입니다. 

벤츠나 BMW가 그 동안 온라인 직판제 도입을 꺼렸던 이유 중 하나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우려가 있어서 입니다. 억 단위의 차를 아무런 부대 서비스 없이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건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죠.

현대, 기아의 실속형 차량들은 이런 고민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섣불리 온라인 직판제를 도입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국적으로 깔린 판매망이 현대•기아의 강점인데 굳이 나서서 문화를 바꿔 경쟁 업체에 틈을 내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직판제 도입하면 소비자에게 이익? 비용 아끼는 만큼 가격 인하해야

자동차 직판제를 이야기할 때 제조사에서 하는 이야기는 ‘가격 정찰제로 소비자 피로도를 줄이겠다’는 겁니다. 

지금은 딜러마다 프로모션 정책이 달라 단 돈 50만원이라도 아끼려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로 통일되면 정찰제가 되기 때문에 같은 차를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사는 일이 훨씬 줄어듭니다.

하지만 이걸 바꿔 생각해보면 소비자들이 발품을 팔아 차를 싸게 구입할 기회가 없어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직판제가 정말 소비자를 위한 거라면 비용을 아낀 만큼 합당한 가격 할인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온라인 직판제는 딜러들의 임금과 소비자의 기회를 대기업이 몽땅 흡수해버리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온라인 판매로 전환되는 시대에, 자동차 유통구조가 앞으로 어떤 방향, 어떤 속도로 바뀔지 주목해볼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