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벤츠 등 온라인 판매 노리는 제조사, 딜러들은 생존권 사수 궐기 [車직판제①]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인터넷으로 인해 사라지거나 수요가 줄어든 일자리는 많습니다. 은행 창구 직원, 매장 판매원, 여행사 직원 등 셀 수 없죠.
이제 자동차 딜러도 규모가 줄면 줄었지, 더 늘어나긴 어려워진 직업이 됐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속속 온라인 직판제를 도입하고 있거든요.
테슬라가 쏘아올린 온라인 직판제, “이게 되네?” 타 기업들도 눈독
세계에서 온라인 직판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회사는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2008년 브랜드 론칭때부터 로드스터를 온라인으로 팔며 전통적인 자동차 유통 룰을 깼습니다.
이게 전기차여서 가능했는데,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보다 트림과 옵션이 단순해 온라인에서도 쉽게 구성이 가능하고, 하드웨어 수리보다 OTA를 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많아 딜러들의 사후 관리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주에 따라 ‘딜러 보호법(Dealer Franchise Laws)’이 있을 정도로 자동차 딜러들의 영향력이 강한 나라인데요. 테슬라의 성공적 안착을 본 BMW, 볼보, 포드 같은 다른 회사들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지금은 내연기관에까지 확대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올해부터 아마존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죠. 미국에서도 아마존을 통해 대대적인 세일즈 활동을 하는 건 현대가 처음입니다.
이처럼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부터 온라인 직판제가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기업 "시장법칙이다" VS 딜러 "토사구팽이냐"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파는 건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반가운 일입니다. 대리점 부동산 비용, 딜러에게 지급할 수수료와 인센티브 등 아낄 수 있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또 기성 업체들이 오프라인 판매망을 촘촘이 장악한 시장에서 새로운 업체들이 점유율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묘수이기도 합니다.
국내 기업으로는 KG모빌리티(이하 KGM)가 가장 앞장서서 온라인 직판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주요 차종은 모두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고 온라인 판매 전용 차종인 스페셜 에디션(SE)이 따로 있습니다. 오프라인 판매 모델보다 사양을 더 넣어주면서도 추가 비용이 없어 온라인 판매를 유도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KG그룹 인수 이후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면서 대리점을 압박하는 그림이 많아졌습니다. 19일 KGM 대리점 협의회는 KG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는데, 대리점 임대료 지원과 딜러들의 판매 인센티브를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협의회에 따르면 2022년 189개였던 KGM 대리점은 현재 144개로 줄어었고 일부 대리점은 신용 문제로 인해 재계약을 거부당했습니다.
집회에 참여한 한 협의회 회원은 “회사측이 온라인 판매를 무기 삼아 딜러들과의 상생 흐름을 끊어내고 토사구팽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그림이 벤츠의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벤츠코리아는 2026년부터 온라인 직판제를 도입할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한성자동차의 입지가 상당히 약해집니다.
안 그래도 수입차 내수 부진으로 이익이 줄어든데다, 직판제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한성자동차는지난 2월 영업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습니다. 금속노조 소속인 한성자동차 노조원들은 고용 안정과 임금 상승 보장을 위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성자동차 노조 관계자는 “영업직 650여 명과 서비스직군 700여 명 등 1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면서 “직판제가 시행되면 현재 8%에서 10% 정도 되는 마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