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美 민감국가 논란 앞에 삿대질하며 네탓만 하는 정치권... 자중은 어디로

2025-03-19     박성진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 예고하면서, 온 대한민국이 난리다. 여야는 물론이거니와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던 정부, 확실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던 언론, 미국과 산업협력을 통해 새 먹거리를 찾는 기업들까지 모두 좌불안석이다. 

한미간 철통같은 동맹체제를 생각했지만, 중국과 러시아, 북한과 같은 카테고리에 묶여 향후 협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간 상상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불붙은 논쟁들은 외부 충격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라 이해할 수는 있다.

미국

하지만, 이번 주 들어 상황이 차츰 정리되면서 정치권에 아쉬운 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외교부에서 공식적으로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서 한국과 관련된 보안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후 언론에서도 원인에 대한 중구난방식 분석들이 정리되면서,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자조도 나오기 시작했다. 

양국 고위관계자들 역시 상황을 정리하는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18일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일부 보안문제로 불거진 민감국가 사태는 오로지 에너지부에만 국한된 것으로 산업계까지 영향을 미칠 일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19일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그동안 원인으로 지적된 핵무장 발언이나 민주당의 친중반미 성향과는 관계가 없다”고 정리해줬다.

조태열

그렇지만, 상호 소통하고 갈등을 중재해야 할 여야 정치권에선 아직까지 자중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상황파악을 못한 정부나 여러 원인을 모두 놓고 분석한 언론에 비해 정치권은 여전히 삿대질하며 네탓으로만 일관한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미국 내 전문가들이 윤석열과 여당 관계자들의 핵무장론을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단언했다.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의 무리한 핵무장 주장이 사태를 악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 힘 의원들은 “미국에 팽배해 있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의심이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켰다”고 반박했다. 여권 대선주자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민주당이 추구하는 친중반미가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고 했으며, 국민의힘 권동욱 대변인은 “민주당이 정부의 탄핵으로 말미암아 대미 외교를 무력화시켰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갈등은 19일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이런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협력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기업들의 속은 어떨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HD현대, 두산에너빌리티, SK 등 우리나라 많은 기업들이 미국과의 에너지 협력을 천명하며 투자하고,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직접 접해본 업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외부에서는 시끄럽지만, 민감국가 지정과 관계없이 한미간 업계 협력은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다. 실질적인 협력의 결과물을 내는 기업들은 현 상황을 냉철하게 보면서,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호시우보(虎視牛步)할 뿐이다. 

이번 사태로 한꺼번에 터져 나왔던 추측과 의심, 혼잡이 조금씩 정리되고 있다.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며 성과를 만들어가는 관계자들을 보며 정치권도 이제는 과도하게 서로 네 탓만 하지 말고, 상황을 정리할 무게감 있는 자중의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