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사장 "이 자리도 화난다" vs 김병주 MBK 회장 '도피 출장'...국회서 충돌한 '홈플러스 사태' 책임론
- 김병주 불출석에 여야 "청문회·국정조사" 한목소리 -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알았으면 발행 취소했을 것" 반박 - 국민연금 "자산매각형 사모펀드와 결별"...금융권 'MBK 방지법' 목소리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둘러싸고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MBK파트너스와 신영증권이 신용등급 하락 사전 인지 사실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열린 홈플러스·MBK파트너스 및 삼부토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서 "MBK가 변제할 능력도 없으면서 채권을 발행한 데다 회생 절차를 준비하면서 채권을 판 것은 사기판매"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특히 김병주 MBK 회장이 중국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데 대해 청문회와 국정조사 추진까지 언급하며 강한 성토가 이어졌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사재(私財)를 출연하겠다고 했으면 어느 정도를, 얼마만큼 내서 어떻게 피해가 없게 하겠다는 것까지 답변이 나와야 한다"며 "국민의 피해에 대해 민간 영역이라며 어물쩍 넘어갈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 회장이 마치 현안 질의를 피하듯 17~19일 출장을 가는 꼼수를 부렸다"며 고발 조치를 요구했고,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김 회장이 뭔데 답변할 방법까지 정하느냐"고 비판했다.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자본시장 입장에서는 홈플러스가 당연히 미리 알았을 것"이라며 강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그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떨어졌다고 했지만, A3-도 투자 적격 등급"이라며 "이런 회사들이 갑자기 기업 회생을 신청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어느 누가 투자하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금 사장은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면 '유지를 하기 위해선 어떤 게 필요하다' 식의 대화가 홈플러스와 신용평가사 사이에 오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와 있는 것도 몹시 화가 난다"며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았더라면 (마지막 전단채 발행일인) 2월 25일에 홈플러스 측에 발행 취소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광일 부회장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준비는 지난달 28일부터"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김 부회장은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게 확정된 다음 2월 28일과 3월 1일에 내부 검토를 했고, 그전에는 미리 준비한 게 없다"며 신용등급 하락 이후에야 회생 절차를 검토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3월 1일 오후에 임원끼리 더는 다른 방법이 없겠다고 판단해 그때부터 준비를 본격적으로 했다"며 "3개월간 6000억∼7000억원 규모 자금 상환 요구가 들어오는데 3개월 내 부도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와의 결별 의사를 내비쳤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날 "앞으로 자산 매각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에는 출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연금은 2011년부터 MBK파트너스와 거래해 11개 펀드에 2조원 정도를 출자했으며, 그중 1조3000억원은 회수했지만, 홈플러스 투자와 관련해 약 9000억원을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홈플러스 사태는 저신용 회사채 시장 전반에 냉각 효과를 가져왔다. 다수 중소형 증권사들이 기업어음 기준 A3 등급(회사채 기준 BBB급) 이하 채권 판매를 중단하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이 여파로 이랜드월드(BBB)와 중앙일보(BBB0) 회사채 금리는 각각 연 6.5%에서 6.85%, 연 5.1%에서 5.7%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