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생전에 당겨쓸 수 있도록"...취약한 노후보장 위해 '유동화' 방안 마련
- 사망보험금 유동화 방안 추진...연금형, 서비스형으로 구분 - 초고령화 사회 맞아 노후 생활안정 대책 적극 마련 - 새로운 상품구조 도입에 따라 세밀한 소비자보호장치 마련도 필요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이르면 올 하반기에 사후소득인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받는 방안이 추진된다. 최근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노후소득 수단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12일 금융위원회는 만 65세 이상인 종신보험 계약자는 사망보험금을 유동화해 연금 형태로 받거나 요양·간병·주거·건강관리 등의 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동화가 가능한 종신보험 계약은 33만9000건, 1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고령화 추세에 따라 유동화 가능 계약대상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주요 생보사 종신보험은 연금 선지급 옵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기존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생존 시 사망보험금을 수령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했다"며 "가입자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고객선택권이 넓어지고 연금 구조가 취약한 고령층의 안정적 노후수단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같은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사후소득인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 많은 고령층의 주요자산은 주택과 종신보험으로 나뉘는데, 주택은 주택연금이라는 제도를 통해 유동화를 할 수 있지만 종신보험은 생전에 활용하기가 어렵다.
특히 최근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처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기대여명이 증가해 노후소득의 중요성은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 노인 빈곤율(66세 이상 중위소득 50%↓)은 39.2%로 OECD 내 하위 수준이며 연금 등을 통한 노후준비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종신보험을 주택처럼 유동화해 주택연금과 더불어 더 많은 고령층에게 안정적인 노후소득 수단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기대여명 증가로 사망보험금 보다는 생전에 간병비, 생활비 등으로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후소득인 사망보험금을 생전소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계약자에게는 '쓸 수 없어 잊혀진 자산'인 종신보험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유동화 가능 보험계약은 금리 확정형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담보로서, 보험료 납입이 완료되고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한 계약이다. 또한 신청시점에 보험계약대출이 없어야 하며, 연금전환 특약이 없는 과거에 가입한 종신보험 계약도 가능하다.
다만 종신보험 고유 특성 등을 고려해 전액(100%) 유동화가 아닌 부분 유동화(최대 90%) 방식으로 정기형(예:20년)으로 운영된다. 신청시점에 만 65세 이상인 계약자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매월 연금방식으로 지급받는 '연금형 상품'을 선택한 경우 월 지급 규모는 최소한 본인이 납입한 월보험료를 초과해 200% 내외가 된다. 고연령일수록 보다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으며, 보험계약대출과 달리 증가하는 이자비용과 상환의무가 없다. 사망보험금도 본인이 계획한 만큼 남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비스형 상품'은 연금형태가 아닌 요양·간병·주거·건강관리 등의 서비스 형태로 유동화하는 것이다. 보험사 제휴 서비스 중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형 외에도 요양시설 특화형, 건강관리 특화형으로 구성된다.
이번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은 이르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된 보험사, 보험상품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사망보험금 유동화 방안은 소비자에게는 안정적 노후 지원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보험 서비스를 통해 보험사의 역할을 강화해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새로운 상품구조가 도입되는 만큼 소비자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밀한 소비자보호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