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대출 8년 만에 최소 증가... "대내외 불확실성에 투자 유보"
한은, '2024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발표 지난해 4분기 말 산업별 대출금, 직전 분기 말 대비 3조3000억원↑ 美 관세 정책 등으로 신규 투자↓... 지난해 산업별 대출금 전년比 3.8%↑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지난해 4분기 산업대출이 8년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미룬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한국은행은 '2024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962조2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말 대비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6년 4분기(-90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대출 잔액은 483조4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조6000억원 줄면서 1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기업들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한도성 대출을 일시 상환해 운전자금 대출이 감소 전환하고,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시설자금 수요가 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시설자금 대출은 2년 전부터 반도체·2차전지·화학 등에 시설 투자가 많아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외 환경 역시 급변하는 상황이어서 (기업들이) 연말 투자를 유보한 영향도 있었다"고 전했다.
업종 중에서는 화학·의료용제품(-1조원),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1조3000억원) 등이 뚜렷한 대출 축소 경향을 보였다. 건설업은 건설기성액 감소세가 지속되며 대출 잔액이 1조20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1253조7000억원으로 3조9000억원 증가했다. 7조5000억원 증가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업과 숙박·음식점업 등을 위주로 증가 폭이 쪼그라든 것으로 풀이된다.
업권별로는 먼저 예금은행 대출이 직전 분기 말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하며 증가 폭이 축소됐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은 직전 분기 말 2조3000억원 감소에서 1조6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예금은행 대출의 기업 규모별 상황을 보면 대기업 대출은 감소 전환했으며, 중소기업 대출은 4조1000억원 증가하며 증가 폭이 축소됐다. 다만, 중소기업에 포함되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감소 전환했다.
한편, 지난해 산업별 대출금은 전년 대비 3.8%(72조6000억원) 증가했다. 과거 3년간 산업별 대출금 연간 증가율은 2021년 13.4%, 2022년 13.7%, 2023년 5.1% 등이다.
김 팀장은 "연간 산업별 대출금 증가율은 코로나19 이전 10년 평균이 5.4%"라며 "2020년 이후 3년간 두 자릿수 증가를 한 이후 10년 평균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어서 추세적으로 불안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