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내부통제 문제 심각...1조3000억 손실에도 수백억 성과급 잔치
지점장, 채용 청탁 및 부실기업 대출 자행 대우건설 매각 1조3000억원 손실에도 성과급 잔치 위험 인지하고도 중국 투자...투자금 모두 날리기도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이 부실 여신과 정책자금 운용에서 잇따른 비리가 드러나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지점장이 부실 업체들에 대출해주고 자녀의 채용을 청탁하는가 하면 대출 브로커와 결탁해 부실 업체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100억대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책금융기관인만큼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감사원은 산업은행의 부실여신을 중심으로 한 정책자금 운용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총 20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면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산은은 2017년부터 대출 모집인의 대출 알선을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은 청주지점장은 2016부터 2020년까지 대출 브로커의 알선을 받아 7개 업체에 286억원을 대출했다. 이 가운데 4개 사가 부실화하면서 15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알선한 모집인은 대가로 최소 1억30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산은은 ‘부실채권 및 사고금 부책세칙’에 따라 손실이 확정된 부실대출을 내부 감사하는 과정에서 이 지점장의 여신 규정 위반 행위를 6차례 적발했음에도 인사 기록에 남지 않는 '주의' 조치만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지점장은 2018년 10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대출 심사과정에서 업체의 추정 매출액을 부풀리고(420→480억원), 기존 대출액을 제외(90억원)해 대출 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3개 사에 112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점장이 2016~2020년에 걸쳐 본인이 직접 발굴하거나 신규거래한 7개 여신거래업체에 자기 아들과 딸을 채용해달라고 청탁한 사실도 적발했다.
지점장의 자녀는 이들 업체에서 입·퇴사를 반복했으며, 7개 회사 가운데 3개 회사는 부실화로 산은에 89억원의 손실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감사원은 산은은 KDBI가 대우건설을 매각하면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큰 손실을 봤지만, KDBI는 7000억원의 수익을 냈다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결과 KDBI 임직원 11명은 45억원을 성과급으로 수령했다.
감사원은 “KDBI는 1순위 업체가 입찰가를 낮추려는 의도임을 알면서도 재입찰을 수용하고 수정입찰제안서를 접수했다”며 “결국 1차 입찰 때보다 2000억원이 적은 금액에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서 산은은 1조3000억원의 손실을 확정했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하나인 '하이난성 하이커우 국제공항 확장 프로젝트'에 국내 사모펀드(PEF) 조성을 통해 1억3000만달러를 투자했으나 공항 대주주인 중국 하이난그룹이 부도나면서 이를 전액 손실 처리하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 결과 산은은 중국 하이난그룹의 과도한 부채 문제를 알고도 투자 리스크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난국제공항공사가 약 67억9000만위안(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그룹 부채에 얽혀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산은 관계자들은 7월 투자심의위원회에 중국 은행과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만 올려 심의를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