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확대…대출금리 인하 언제쯤?
5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 1.38%p 금융당국 압박 지속..."대출금리 인하해야"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은행의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이)가 29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신속하게 낮추면서도 대출금리는 천천히 조정하는 행태를 유지하면서 금융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38%포인트로, 6개월 연속 확대되며 2022년 8월(1.35%포인트)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준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패턴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대출로 벌어들이는 금리와 예금에 지급하는 금리의 차이를 의미하며, 은행 수익의 핵심 요소다. 예대금리차가 커질수록 은행의 이익이 늘어나지만, 금융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가중된다.
특히 대출금리가 오히려 상승한 점이 주목된다. 지난 1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금리는 평균 4.44%로 지난해 12월(4.39%)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3.86%)과 비교하면 0.5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낮춘 이후에도 대출금리 하락이 지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같은 기간 예금금리는 큰 폭으로 낮아졌다. 1월 예금금리는 평균 3.06%로, 전월(3.23%) 대비 0.17%포인트 하락했고, 지난해 7월(3.43%)과 비교하면 0.37%포인트 낮아졌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하락을 이유로 예금금리는 즉각적으로 인하하면서도, 대출금리는 신중하게 조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46%포인트로 가장 컸으며, 신한은행(1.42%포인트), 하나은행(1.37%포인트), 우리은행(1.34%포인트), KB국민은행(1.29%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장금리도 낮아지면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는 반대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권에 대출 관리를 주문한 영향이 크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을 관리해 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에 금융당국도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대출금리 산출 근거를 점검하고 있으며,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는 (대출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은행권도 이에 따라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 주요 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췄으며, NH농협은행도 오는 6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며, KB국민은행도 대출 기준금리(MOR) 인하에 따라 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금리도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예대금리차 축소는 은행의 수익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조정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