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이차전지 신기술, 가격↓ 효율↑ 캐즘 극복에 업계 총력

2025-02-28     김지윤 기자
남미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배터리 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다양한 소재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배터리 효율이 향상되고 가격이 낮아지면 캐즘 극복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리튬이온 대신 칼륨이온? 핵심은 음극재 기술

배터리 원가의 5% 가량은 전해질인 리튬이온에 들어가는 리튬 가격이다. 리튬은 전 세계 매장량은 약 3천400만 톤 정도인 희귀금속인데다 매장지가 호주, 중국, 남미 등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또한 리튬을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기업도 전 세계적으로 네다섯 곳에 불과해 정치적 이슈에 따라 수급이 끊길 우려가 있다. 

이에 학계에서는 배터리에 리튬이온 대신 칼륨이온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칼륨은 매장량도 많고 리튬에 비해 가격이 100배 이상 저렴하다. 칼륨이온을 전해질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음극재가 필요한데, 학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 하드카본 음극재다. 흑연보다 저렴하면서도 구조적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드카본은 출력이 낮고 이온 저장 용량이 낮아 한계가 있다. 이에 아주대 교수(화학공학과)와 임은호 동국대 교수(화공생물공학과) 공동 연구팀이 메조다공 배향을 정밀하게 조절해 높은 출력과 긴 수명을 갖는 하드카본 음극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하드카본 음극재를 칼륨 이온 배터리에 적용한 결과, 기존 폐쇄형 메조다공성 하드카본에 비해 약 30% 향상된 용량 및 출력 성능을 보임을 확인했다.

황종국 아주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던 하드카본 음극재의 구조와 성능 간의 연관성을 독립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이번 성과는 칼륨 이온 배터리는 물론 나트륨 이온 배터리 같은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재 개발에도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피 줄이고 밀도 높이는 무음극 배터리 개발되나?

무음극 배터리는 음극 없이 집전체만을 사용하는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로, 이론적으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약 60%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현재 무음극 배터리는 연구 및 개발 단계에 있으며,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여러 연구 기관에서 무음극 배터리의 성능 향상과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무음극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배터리의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전기차의 전비와 내부공간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무음극 배터리는 내부에 이온이 고르게 이동하지 않아 리튬이온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성장하는 덴드라이트(dendrite·수지상돌기)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이는 배터리의 수명과 안정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차세대 무음극 배터리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맥신(타이타늄과 탄소로 이뤄진 2차원 나노 물질) 복합체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 발표에 따르면 맥신을 여러 층으로 쌓고 그사이에 전기전도성이 높은 초미세 은 입자를 삽입해 미세한 통로를 만들었다. 이 맥신 복합체를 이온이 저장되는 금속판 위에 도포하면 이동 통로의 넓이를 10배 이상 넓혀 이온이 배터리 내부에 골고루 흘러 들어갈 수 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물리화학레터'(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 지난 13일 자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흑연 음극재 대체할 망간-철 음극재, 에너지 밀도 높고 충전시간 단축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밀도가 높다는 표현은 음극재와 양극재가 리튬이온을 많이 저장한다는 의미다. 음극재와 양극재의 리튬이온 저장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전력이 높아진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연구진이 망간(Mn)-철(Fe) 산화물에 고극성의 불소화 계면층을 도입해 높은 용량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음극재를 개발했다. 이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망간-철 산화물은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더 많은 리튬을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 변화가 커져 내구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PVDF(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 용액 코팅 후 탄화 과정을 거쳐 불소화 탄소 계면층을 형성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더 높은 용량과 안정성을 갖춘 음극 소재 개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흑연 음극재를 대체할 고용량·고출력 음극재 개발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실용화된다면 전기차 주행거리 증가와 충전 속도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