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령운전자 자발적 면허반납 촉진..."면허갱신시 돌발상황 대처능력 본다"
- 행안부.경찰청, VR 활용 자가진단 시스템 도입...돌발상황 대처능력 평가 - 진단결과 따라 면허 자진반납 유도...운전면허 반납률 제고 -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기준도 마련...고령화사회 안전대책 마련 가속 - 손보업계, 추돌사고 예방 위한 첨단장치 장착율 유인책 필요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운전면허를 갱신하는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운전능력 자가진단 시스템이 도입된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고령운전자는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유일한 사고예방 대책인 면허반납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1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이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 적성검사에 가상현실(VR) 기반 자가진단 시스템을 시범 도입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VR을 통해 비보호 좌회전, 코너링 돌발상황 등 실제 운전환경과 유사한 가상 환경에서의 대처능력을 평가한다. 이에 따라 운전 능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을 경우 운전면허 자진 반납 등을 유도한다.
경찰청은 올해 말까지 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증가와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확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의 대형 교통사고 참사 가해자가 고령운전자로 밝혀지면서 고령화사회 교통안전대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비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되레 증가하면서 이러한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현황 분석 결과, 우리나라 고령운전자들의 추돌사고는 4년 전에 비해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고령운전자 추돌사고 증가율은 연평균 14.4%로, 전체 추돌사고 연평균 증가율 2.6% 대비 5.6배나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같은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늘고 있지만 예방 대책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일한 대책인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지원사업'도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후 만 65세 이상 운전면허 반납률은 큰 폭의 변화 없이 2%대에 불과하다.
정부의 이번 가상현실을 활용한 운전능력 자가진단 시스템 도입 역시 고령운전자들의 운전면허 반납률 제고를 위함이다.
또한 정부 관련부처는 고령 운전자 안전을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기준' 마련도 추진한다. 젊은층 보다 나이가 들수록 오조작 사고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른 사고예방 대책을 서두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국내 7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약 200만명으로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5.9%에 불과하나 페달 오조작 사고 점유율은 14.6%에 달했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고령운전자가 크게 증가하고 사고 위험 역시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 뾰족한 안전대책은 미미한 실정"이라며 "고령자 면허 반납률을 높이기 위한 실효성 갖춘 대책뿐만 아니라 추돌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첨단장치 장착율 유인책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