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신청... “큰 변화 없을 것”

밸류업인가 삼성家 상속세 문제인가? 삼성생명 "상속세와는 관계없어" 절차는 언제까지?... 금융위 관계자 "흔치 않은 상황이라 예측 불가" 보험업계 영향력 과다·내부 갈등 역시 '문제 없는 상황'

2025-02-14     유자인 기자
삼성생명과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삼성생명은 13일 금융위원회에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신청서를 냈다. 이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모두 주가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이번 자회사 편입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계획의 일환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런저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삼성생명의 이번 편입이 이재용 회장의 지배구조나 상속세 납부와 관련이 있지 않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편입 절차가 너무 오래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 내부에서 삼성그룹이 너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삼성화재와 삼성생명간 내부 갈등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밸류업인가 상속세 문제인가? 삼성화재 “상속세와는 관련없어”

삼성화재는 지난 5일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 환원 확대를 위해 자사주 비중을 2028년까지 5% 미만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삼성화재의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율은 현재 14.98%에서 16.93%까지 상승하게 된다. 

보험업법상 보험사는 다른 회사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초과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다만 삼성생명이 초과 지분을 매각하면 잠재적 매도물량으로 주가가 하락한다. 이는 밸류업 방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번 편입 신청이 이재용 회장의 지배구조와도 민감하게 연결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용 회장은 개인지분(1.63%)외에 삼성물산(지분 17.97%)과 삼성생명(지분 8.44%) 두 회사를 중심으로 삼성전자를 실질적으로 지배중이다. 삼성화재는 11일 삼성전자 주식 74만 3104주를 약 413억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해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은 1.48%로 줄었다.

이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총 10%에 달하는데,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지분을 매각하면 지배구조가 느슨해진다. 이 때문에 매각이 아닌 자회사 편입을 추구한 게 아니냐는 평가다. 

삼성생명의 배당 규모 확대가 이재용 회장 및 삼성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와 관련돼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삼성 오너 일가는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연부연납제도를 선택했다. 

현재 이재용 회장의 상속세 규모는 대략 2조9000억원으로 매년 약 50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납부 중인데, 배당 규모가 확대되면서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우량 자산인 삼성화재 주식의 보유, 정부 밸류업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진행한 것”이라며 “상속세 납부를 위해 배당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지분법상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대해 가진 지분이 20%를 넘겨야 하는데 현재는 17%가 안 되기 때문에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지분율이 20% 미만이어도 이사선임권 등 경영진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재무와 경영 정책 등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면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지분법 회계 처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경영정책 변동은 없을 것이라 밝힌 만큼 이에 따른 회계 처리도 없을 전망이다. 

편입 절차는 언제까지?... 금융위 관계자 “흔치 않은 상황, 예측 불가”

자회사 편입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통과와 금융위 자회사 편입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13일부터 금융위는 삼성생명의 편입 승인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 기간은 2개월이며 최종 인수 승인 여부는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다. 심사에서는 보험업법과 시행령 등에서 정하고 있는 보험사의 자회사 소유 승인 요건 등을 검토하게 된다.

삼성화재는 12일 실적발표회를 통해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주주 총회 이후 4월 중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에 현재로서는 두 회사의 지분율 관계가 20%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심사가 통상적인 2개월보다 빠르게 진행되지 않겠냐는 예측도 있다. 

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통상적이라는 말은 과거부터 이런 일이 흔할 때 쓰는 단어인데 이런 경우는 드물다”며 “흔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기간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아마 따로 보지 않을까 싶다.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다는 말이 가장 정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외부로는 ‘공룡’ 내부에선 ‘갈등’ 터지나... “전혀 그럴 일 없어”

이번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으로 보험시장에서 삼성그룹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당국이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면 삼성화재가 국내 손해보험 1위 기업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고 있어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강력한 수익 기반을 확보하게 되고, 생·손보 결합에 따른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분위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 내부적으로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우리하고는 크게 상관이 없다”며 “우리에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에서도 크게 문제가 될 것 없다는 분위기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에 편입되더라도 이사회 중심의 경영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사업 운영이나 거버넌스 측면에서 특별히 변하는 것은 없다”며 “지금처럼 이사회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