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 금융당국 경고에도 영향력 확대...농협금융 계열사 장악하나?

농협 금융계열사, 강 회장 코드인사로 논란 계열사 현장경영으로 NH투자증권 첫 방문 인사권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향력 더욱 강해져

2025-02-11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금융감독원과 국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농협 금융 계열사 수장 인선을 두고 인사권 남용에 대한 문제가 지적된 데 이어, 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에도 강 회장의 인사로 분류되는 김병화 대한변호사협회 사법평가위원회 위원장이 선출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안팎에서는 농협중앙회장이 계열사 인사에 개입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 회장의 지역 편향적이고 ‘제 식구 챙기기’식 인사가 농협의 고질적인 지배구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체 조합원이 아닌 조합장만을 대상으로 한 직선제 선거 방식이 오히려 줄서기에 급급한 형태를 만들었다"며 "강 회장에 대한 견제 기구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올해 계열사 현장경영의 첫 방문지로 지난 3일 NH투자증권을 찾았다.

업계에선 강 회장이 올해 계열사 현장경영의 첫 방문지로 NH투자증권을 선택한 것을 두고 금융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금융지주 계열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대표 선임 과정에서 강 회장과 이석준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인사권을 두고 갈등을 빚은 전적이 있다.

당시 강 회장은 측근인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했으나, 농협금융 임원추천위원회가 독립성을 고수하면서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사태가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중앙회와 금융지주의 인사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강 회장은 NH투자증권 방문 당시 "농협금융 계열사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전국 1111개의 농·축협과 206만 조합원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우수한 실적을 기록해 농업·농촌 지원에 큰 역할을 한 만큼, 올해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에는 NH농협손해보험을 방문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NH농협손해보험을 비롯해 금융지주 회장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의 대표직을 모두 자신의 측근들로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강 회장의 ‘복심’으로 평가받으며, 박병희 농협생명보험 대표와 송춘수 농협손해보험 대표 내정자 역시 강 회장과 같은 경남 출신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인사에 개입할 수 없으며, NH투자증권은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라며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강 회장의 영향력이 점점 더 강해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금산분리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은 농협금융 정기검사에서 "지주회사법, 은행법 등 관련 법규에서 정하는 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와 지배구조 관련 사항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인사권 남용과 관련해 "일반 기업에서도 일 잘하는 사람을 스카우트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