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국민은행, 내부통제·건전성·리스크 관리 허술"

금감원, 4일 KB금융·국민銀 정기검사 결과 발표... 국민銀 부당대출 892억원 해외 자회사 자금지원 '꼼수' 및 브릿지론 편법 취급도 적발돼 금감원, 고강도 '후속 조치' 강조... "취약점 재점검 및 법규 위반 사항 엄중 제재"

2025-02-05     이준성 기자
[사진=KB국민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 결과 KB국민은행이 내부통제 및 건전성·리스크 관리 등에서 허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금감원이 지난해 KB·우리·NH농협금융지주 및 은행에 대해 실시한 정기검사 결과, 지난해 국민·우리·농협은행에서 3875억원(482건)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에서 적발된 부당대출 건수는 총 291건으로, 세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101건), 농협은행(90건) 순이었다. 국민은행은 부당대출 규모 또한 892억원으로 우리은행(2334억원) 다음으로 컸다. 국민은행의 내부통제 기능에 '구멍'이 결코 작지 않았던 셈이다.

국민은행의 부당대출은 모두 부동산 대출 부문에서 이뤄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민은행 A팀장은 시행사·브로커와 291건의 '작업대출'을 실행했다. 작업대출은 은행에 허위 매매계약서 등 가짜 서류를 제출해 대출을 받는 사기 수법을 일컫는다. 금감원은 A팀장이 부당대출을 돕는 대가로 시행사·브로커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현재 정확한 금품 수수 규모 등을 파악 중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먼저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옛 KB부코핀은행)에 자금을 '꼼수 지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KB뱅크의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국민은행이 사실상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KB뱅크의 부실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을 활용,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KB뱅크에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자회사(KB뱅크)의 부실채권 위험을 은행이 최종적으로 부담하게 되면서 신용리스크 및 부실전이 위험이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KB뱅크 등 해외 자회사와 관련한 리스크 관리 절차를 지키지 않기도 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국민은행은 해외 자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결정 시 송금일 당일 이사회에 송금 필요성만을 우선 보고해 자금지원을 사실상 '선결정'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사후' 개최해 국가별 익스포져 한도를 상향하는 방식으로 2000억원 가량을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자금 송금 관련 리스크에 대한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의 검토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오히려 국민은행은 해외 자회사가 소재한 국가 2개월 전 내부 기준상 요주의 국가로 분류돼 국가 리스크 한도가 축소됐는데도 자금송금을 위해 한도를 상향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국민은행은 브릿지론 편법 취급 사실도 적발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크게 토지 확보를 위한 초기 자금 대출인 브릿지론과 착공 이후의 본PF 대출로 나뉘는데, 브릿지론은 이자율이 높고 초단기자금이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매우 높은 여신으로 분류된다.

국민은행은 자체 신용평가모형상 브릿지론 취급이 제한돼 있었지만 영업부서에서 이를 '부동산 담보대출'로 편법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철거 예정인 건물의 임대료 수입을 상환 능력에 반영하는 등의 형태로 929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취급했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을 비롯해 이번 검사 결과에서 드러난 금융사별 취약점에 대해 향후 재점검을 통해 개선실태를 면밀히 확인하는 동시에, 법규 위반 사항은 엄중 제재하는 등 강도 높은 후속 처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구현 등 세부방안을 마련해 체계적인 감독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감원 검사 결과에 대해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 및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여신심사 및 상시감사 등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기반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해 선제적으로 금융사고 예방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임직원 대상 윤리 교육과 온정적 조직문화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