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아 M&A] 모럴해저드 논란 '한투파PE'...사모펀드發 주주가치 훼손 '점입가경'①

한투파PE, 후이즈 물적분할 조건부 투자 드래그얼롱 확보 후 알짜사업부 매각…소액주주 패싱 지적 "금융자본 기업 약탈에 소액주주 피해 눈덩이" 한투파PE "엄연히 다른 기업…소액주주 보호 한투파 몫 아냐"

2025-02-04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사모펀드의 약탈적 투자 행태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한투파PE)가 넥스트솔루션의 알짜 자산인 도메인 등록사업(후이즈)을 물적분할해 매각하면서다. 넥스트솔루션에 오랜기간 투자해왔던 소액주주들은 알짜 자산 매각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을 오롯이 감당하게 됐다. 소액주주들은 한투파PE가 후이즈에 최초 투자할 당시부터 알짜 사업 분할 매각을 목적으로 약탈적 투자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투파PE, 후이즈 매각…소액주주 "금융자본의 약탈적 투자 행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도메인 등록업체 가비아는 지난 2일 경쟁사인 후이즈 인수를 완료했다. 가비아는 지난해 11월 후이즈 인수를 위해 한투파PE에 계약금을 납부했으며 지난 2일 잔금 납부가 완료되며 후이즈 인수도 완료됐다. 가비아와 후이즈는 각각 국내 도메인 등록업체 점유율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후이즈 매각 매각 당사자는 지분 51.49%를 보유하고 있는 한투파PE다. 앞서 한투파PE는 지난 2020년 후이즈 상환전환우선주(RCPS) 및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면서 1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후이즈가 2020년 투자유치에 나섰을 당시 한투파PE는 단순 메자닌 투자자였다. 당시 RCPS 투자조건으로 한투파PE는 기업공개(IPO) 등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만기인 2023년까지 후이즈의 IPO가 이뤄지지 않았고 RCPS의 기한이익도 상실됐다. 한투파PE의 원금 회수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보였던 RCPS는 돌연 주식전환이 이뤄졌고, 기한이익상실에 따른 드래그얼롱 사유가 발생했다. 드래그얼롱은 FI가 다른 주주의 지분을 동반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RCPS 전환과 함께 한투파PE를 대상으로 발행했던 CB와 교환사채(EB) 등의 주식전환도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한투파PE는 후이즈 지분 51.49%를 확보하면서 기존 대주주(넥스트솔루션)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드래그얼롱 권리까지 확보한 한투파PE는 넥스트솔루션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포함해 후이즈 지분 100%에 대한 매각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넥스트솔루션과 후이즈는 각각 다른 법인으로 한투파PE의 후이즈 매각이 넥스트솔루션 주주들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넥스트솔루션 주주들은 한투파PE가 당초 후이즈에 투자할 당시부터 알짜 사업부 분할 매각에 목적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넥스트솔루션 지분 5%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 주주(법인)는 “금융대기업의 법기술적 농간에 넥스트솔루션의 핵심사업만 편법 분할돼 가비아에 매각됐고 20여년간 투자하며 자본이득을 꿈꿨던 소액투자자는 껍데기만 남은 회사의 지분만 가지게 됐다”면서 “한투파PE는 넥스트솔루션 투자 당시부터 후이즈(도메인 사업부)의 물적분할을 요구했고 금융대기업의 약탈적 투자에 소액주주들의 투자지분은 휴지조각이 됐다”고 말했다.

모럴해저드 논란에 "소액주주 보호는 한투파PE 몫 아니다"

한투파PE의 후이즈 매각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한투파PE의 투자는 넥스트솔루션이 아닌 당시 넥스트솔루션의 100% 자회사였던 후이즈를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다만 소액주주들의 주장에 따르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투자 당시부터 넥스트솔루션의 알짜 사업 물적분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투파PE가 넥스트솔루션 투자에 나선 것은 지난 2020년 10월13일로 넥스트솔루션의 후이즈(도메인 사업부) 물적분할(10월5일) 8일만에 이뤄졌다. 당시 후이즈는 넥스트솔루션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물적분할 형태였다. 기업의 가치에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동의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도 없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한투파PE의 투자 조건에 후이즈 물적 분할이 담겼다는 것이다. 이는 한투파PE가 알짜 사업부 분할 매각을 통한 약탈적 단기 차익 실현을 노렸다는 소액주주 측 주장의 근거이기도 하다.

한투파PE의 투자는 넥스트솔루션이 보유한 후이즈 지분에 대한 RCPS 투자로 이뤄졌다. 당초 후이즈는 넥스트솔루션의 100% 자회사였지만, 한투파PE의 투자 직후 넥스트솔루션의 후이즈 지분은 76.52%로 줄었고 한투파PE가 보유한 RCPS의 지분율은 23.48%가 됐다. 이후 한투파PE는 넥스트솔루션이 아닌 후이즈를 대상으로 메자닌 투자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최대주주 지위 확보와 함께 드래그얼롱 권환까지 확보해 후이즈 지분 100% 매각이 가능해 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투파PE의 투자와 후이즈 매각에 법적인 문제는 없을 수 있겠지만 최근 고려아연 적대적 M&A 사태에서 드러났듯 사모펀드의 단기적 수익 추구는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투자 대상 기업의 자산이나 사업부문 등을 잘라 매각한다면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은 극대화될 수 있겠지만, 알짜 사업(도메인 사업부)을 보고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 입장에선 분할 매각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투파PE 측은 후이즈 매각과 관련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후이즈 매각 관련 <녹색경제신문>의 질의에 대해 한투파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투자한 회사(넥스트솔루션)와 한투파PE가 매각한 회사(후이즈)는 완전 별개의 회사”라면서 “한투파PE가 투자한 시점은 넥스트솔루션과 후이즈가 완전히 물적분할이 완료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넥스트솔루션 소수 채권자(주주)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소액주주에 대한 보호는 한투파PE가 아닌 넥스트솔루션에 요구해야하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한국투자파트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