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노조, 기은 노조 총파업에 '연대' 선언... 지지·비판 동시에 나와
한은 노조 "27일 총파업 앞둔 기업은행 노조와 연대할 것" 한은, 평균 연봉 시중은행 대비 낮고 임금 인상률도 지지부진... "투쟁할만해" 비판도 뒤따라... "비상 상황에서 중앙은행 노조가 취할 행동 아냐"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이달 말 총파업을 예고한 IBK기업은행 노조와의 연대를 선언한 가운데 이에 대한 지지와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낮은 한은의 연봉과 지지부진한 임금 인상률 등을 고려하면 한은 노조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과 시장 불안정성이 치솟은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부딪히는 양상이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강영대 한은 노조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기업은행 노조의 차별임금을 바로잡고 체불임금을 쟁취하기 위한 대정부 임단투 총파업 투쟁에 연대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앞서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12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관련 찬반 투표를 진행, 투표자 88% 중 95%(6241명)의 찬성으로 오는 27일 총파업 실시를 결정한 바 있다. ▲이익배분제 도입을 통한 특별성과급 지급 ▲밀린 보상휴가(시간외수당) 현금 지급 ▲우리사주 금액 증액 등이 기업은행 노조의 주요 요구사항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 노조는 정부가 기업은행을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시중은행 대비 30% 낮은 임금을 책정하고 초과근무 수당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기업은행의 처지를 보며 우리 한은 노조도 동병상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한은뿐 아니라 정부의 총인건비 제한으로 급여 예산 통제를 받는 모든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은 노조는 이번 파업 연대를 시작으로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연대를 확대해 급여 정상화와 헌법이 명시한 단체교섭권 쟁취에 나설 계획이다.
강 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은 단순히 기업은행만의 문제가 아닌 공공부문 전체 노동자들이 처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이라며 "노조는 정부와 국회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업은행 총파업이 금융 공공부문의 대정부 투쟁의 도화선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한은 노조의 파업 연대 움직임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지와 비판으로 의견이 나뉘고 있다.
먼저 지지 의견의 경우 '참을 대로 참아온' 한은 노조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그간 한은의 연봉이 시중은행에 비해 낮았던 데다가 임금 인상률마저 부족했던 만큼 기업은행 노조와 연대해 자신들의 목소리 또한 전달하려는 한은 노조의 행동을 수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 직원의 평균 연봉은 2021년 시중은행에 역전된 이후 격차가 줄지 않고 있다. 올 10월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은 직원의 평균 연봉은 2020년 1억60만원·2021년 1억30만원·2022년 1억330만원·지난해 1억740만원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임금 인상률도 2020년 2.7%, 2021년 0.7%, 2022년 1.2%, 2023년 1.2%로 꾸준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직원의 평균 연봉은 2020년 9800만원·2021년 1억550만원·2022년 1억1280만·지난해 1억1600만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과의 급여 격차와 지지부진한 임금 인상률에 대한 한은 내부의 불만은 어제 오늘 쌓인 것이 아니다"라며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보상받고 처우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은 노조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은행 노조를 향한 비판 역시 내놓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 등이 겹치며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 불안정성이 대폭 확대된 상황에서 한은 노조가 중앙은행의 내부 구성원으로서 타당치 못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계엄 사태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짐에 따라 현재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의 대규모 매입을 진행하는 등 그야말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며 "말그대로 비상 상황인데 중앙은행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한은 노조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과연 맞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 노조는) 지금 상황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일이 부적절하지는 않은지, 국민 눈높이에는 맞을지 등을 돌아보고 중앙은행 노조로서 현 시점에서 본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