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업계, 후판 가격 협상 난항…중국산 변수 속 상생 해법 모색
철강업계, 수익성 악화로 가격 인상 요구…"업황 부진 심각" 조선업계, 중국산 저가 후판과 경쟁 강조…"가격 인하 필요"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간의 후판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철강업계는 업황 부진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조선업계는 중국산 저가 후판과의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최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철강사는 공장 가동을 중단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며, 이에 따라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문을 닫는 상황에서 상생을 위해서는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조선업계는 중국산 저가 후판의 수입 증가를 내세우며 가격 인하를 주장하는 입장이다. 중국산 후판은 국내산보다 약 20%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과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2021년 약 44만톤, 2022년 약 81만톤에서 지난해 130만톤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입량도 약 38만톤으로 전년 대비 10%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국내산 후판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연간 360만톤 수준에서 지난해 330만톤대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은 148만8000톤 수준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중국산 저가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지난 10월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이르면 내년 1월 중 잠정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후판 가격 협상은 연내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이견이 커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후판 가격 협상의 지연은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철강업계는 후판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해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측은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상호 협력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가격을 90만원대 초중반 선까지 소폭 인하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