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도 '계엄 쇼크'... "실손 개선안 표류하고 자금조달 어려워지고"

대한병원협회, 의료개혁특위 참여 중단... '전공의 처단' 담긴 계엄 포고령에 반발 보험업계, 의개특위서 발표 예정이던 실손보험 개선안 기대했으나 '허탈' 정국 불안 장기화로 국가 신인도 하락 시 해외 자금조달 난이도 상승

2024-12-06     이준성 기자
비상계엄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비상계엄 여파로 전 금융권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보험업계도 '계엄 쇼크'에 휩싸였다. 의료개혁 논의가 중단돼 실손보험 개선방안 마련이 불투명해진 데다가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계엄 사태 이후 대한병원협회(이하 병원협)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참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그날 개최 예정이었던 의개특위 회의가 중단된 바 있다. 의개특위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의료개혁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다. 

병원협은 계엄 포고령에 담긴 '전공의 처단' 표현 등에 강하게 반발하며 특위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아울러 병원협 추천으로 특위에 참여 중인 의료계 인사 2명도 동반 사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병원협은 "전공의를 마치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처단하겠다는 표현을 쓴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존중받고 합리적 논의가 가능해질 때까지 의개특위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의개특위가 이달 말 비급여 진료항목과 실손보험 개선방안 등을 포함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의개특위는 비급여 진료 1위인 도수치료를 비롯해 체외충격파, 코막힘 치료용 비밸브 재건술 등 일부 항목을 급여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그로 인한 병원협의 의개특위 참여 중단으로 2차 실행방안 발표는 당분간 멈춰설 것으로 보인다. 비급여 진료 항목의 급여화로 과잉 진료 억제 등의 실손보험 손해율 개선 효과를 기대하던 보험업계로서는 허탈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보험사의 손해율은 전년 대비 2.1%p 상승한 103.4%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보다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손보험이 사실상 '돈이 안되는' 계륵과 같은 상품이라는 뜻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 취급 비중이 높은 손해보험사일수록 (실손보험) 개선안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며 "손해율이 잡히지 않으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인상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계엄 포고령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다"며 "당분간 의개특위 등이 진행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자금조달 전망에 먹구름이 몰렸다는 점 또한 보험업계가 마주한 '계엄 후폭풍'으로 꼽힌다. 정국 불안이 길어져 국가 신인도가 떨어질 경우 해외 자금조달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전까지 0.32%p 수준이었던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계엄령 직후인 지난 3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0.365%p까지 치솟았다. CDS 프리미엄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대외신인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관의 신용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계엄 여파로 CDS 프리미엄이 뛰어오르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한 해외 자금조달 난이도가 상승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국 혼란이 계속되면 국가 신인도 하락 등으로 해외 자금조달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며 "변동성이 갑자기 커진 터라 모든 보험사들이 정국을 주시하면서 시장 및 내부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