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냐 VS 플랫폼이냐’...CJ올리브영, ‘독과점’ 여부의 쟁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유통산업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점포 수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특히 앞서 면세로 향했던 외국인들의 발길까지 최근 올리브영으로 향하면서, 매장은 ‘북새통’을 이루고 매출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편 올리브영의 독과점 여부를 두고, 업계에선 계속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올리브영이 ‘시장지배적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으나, 올리브영이 지배적 위치에 있는지 여부를, 다른 온라인 플랫폼들과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정위도 ‘시장지배적지위’ 구분 ‘불확실’... 5800억원 과징금 피한 올리브영
‘시장지배적지위’ 여부를 논하는 것은 ‘갑질’ 논란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통업에서 중요한 사안이다.
실제로 앞서 CJ올리브영은 ‘납품업체 강요 의혹’이 불거지며, 지난해 12월 공정위로부터 약 1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올리브영은 납품업체에 ‘멀티호밍’(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납품가격을 미환원한 것과 정보처리비를 부당수취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업계에선 올리브영이 H&B(헬스앤뷰티)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에 있다고 판단되면, 과징금이 최대 58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올리브영을 ‘H&B’ 시장에만 국한하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놨다. 온·오프라인 뷰티 시장의 장벽이 모호해지면서, CJ올리브영을 ‘시장지배적사업자’로 보기엔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무혐의’가 아닌 ‘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렸다. 시장 구분이 불확실해 일단 사건은 종결하나, 향후 시장 내 올리브영의 위치와 '독점브랜드' 정책을 예의주시하겠단 의미에서다.
실제로 당시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의 화장품 소매유통 채널에서의 위치가 강화되고 있다”며 “이비(Exclusive Brand, 독점브랜드) 정책도 계속 확대되고 있어, CJ올리브영의 이비(EB) 정책이 시장경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다시 불거진 ‘갑질 의혹’...시장 구분에 따라 네이버·쿠팡 ‘울고’, 올영 ‘웃는다’
한편 CJ올리브영은 최근에도 ‘갑질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 9월 화장품 납품업체들에게 행사 독점을 강요한 혐의 등이 제기되면서, 공정위가 올리브영의 현장조사를 재착수한 것.
이에 업계에선 공정위의 ‘시장지배적지위’ 관련 판단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또한 일각에선 CJ올리브영을 오픈마켓 비중이 높은 온라인 플랫폼들과 동일한 시장으로 구분해, 전체 시장 규모를 과도하게 확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어 온·오프라인 뿐 아니라 직매입·오픈마켓 등 수익 구조를 구분해 시장지배적지위를 논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실제로 직매입과 오픈마켓은 매출 구조에서 차이가 크다. 직매입 구조에선 물건 판매 대금이 ‘매출’이 되는 반면, 오픈마켓 플랫폼의 매출은 입점업체의 ‘수수료’ 등이다.
올리브영은 ‘직매입’ 비중이 크지만, 쿠팡은 오픈마켓과 직매입이 공존하며, 네이버쇼핑은 오픈마켓 형식의 수익구조를 갖는다.
이에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플랫폼’과 ‘(직매입구조)판매자’를 동일선상에 두어 ‘시장지배적’ 위치를 논하기엔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매출 규모만을 볼 경우 네이버와 쿠팡은 수천억원대의 과징금 대상에 해당되더라도, 올리브영은 '시장지배적지위'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5일 <녹색경제신문>에 “온·오프라인으로만 시장을 구분하면 올리브영은 매번 과징금 리스크로부터 제외될 것”이라며 “‘갑질’ 근절을 위해선 보다 확실한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매출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예를 들어 직매입과 오픈마켓 등 수익 구조를 고려한 매출 기준으로 시장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지배적지위’를 구분하는 것은 각 사건별 종합적인 판단 하에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5일 <녹색경제신문>에 “현재 시장지배적지위를 구분하는 규정된 기준은 별도로 없다”며 “다만 각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해당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CJ올리브영에 대한 신고가 지난 9월 접수 돼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진행 중인 사안에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