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M&A 자금줄 오명' 상상인저축은행…현대바이오 M&A '전주' 역할⑤
948억 유증…상상인 CB 상환 목적 반대매매 우려 등 무자본 M&A 리스크…주주 전가 지적
[인사이트녹경 = 박준형 기자] 한계기업 대상 주식담보대출과 로스컷(손절매) 전력으로 ‘무자본 인수합병(M&A) 자금줄’ 오명을 받아온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이 현대바이오의 현대ADM 인수에서도 전주(錢主)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M&A 대금 상당 부분을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이 빌려줬기 때문이다. 현대바이오가 인수 대금 회수를 위해 이용한 최대주주(씨앤팜) 특허권 매각에도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자금이 활용됐다. 상상인 계열 금융사를 통한 차입 M&A로 인해 현대ADM의 향후 반대매매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씨앤팜은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에서 고금리 주식담보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바이오 M&A,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자금 활용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바이오와 씨앤팜, 김연진 씨앤팜 이사가 보유한 현대ADM 지분(34.04%) 전량이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상상인증권에 담보로 잡혀 있다. 현대바이오가 지난 5월 현대ADM 인수를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 180억원의 담보로 현대바이오 및 특수관계자가 취득한 주식 전량이 담보로 설정됐다.
앞서 현대ADM은 지난 3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바이오와 현대바이오 최대주주인 씨앤팜, 씨앤팜의 최대주주인 김연진 이사가 모비스(전 최대주주) 지분(34.04%) 전량을 총 31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바이오의 인수 자금 회수 수단이 됐던 현대ADM의 신사업 목적 CB 발행 역시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을 통해 이뤄졌다. 현대ADM은 현대바이오에 인수된 직후 12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중 110억원을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상상인증권이 투자했다. 현대ADM은 CB 발행을 위해 회사가 보유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다.
120억원의 CB 발행 목적은 항암제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다. 이중 91억원은 현대바이오와 씨앤팜이 보유한 항암제 관련 특허권 양수 계약금 명목으로 현대바이오에 지급됐다. 현대바이오 M&A 자금 대부분을 상상인 그룹이 책임진 셈이다.
유증, M&A 리스크 해소 목적?…반대매매 우려
상상인 계열 금융사의 대규모 M&A 자금 지원으로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M&A 자금 상당부분을 차입했기 때문에 주가 추이에 따라 최대주주의 반대매매가 터질 수 있어서다. 현대바이오가 현대ADM 지분을 담보로 발행한 180억원 CB의 담보유지비율은 110%에 불과하다. 현대ADM 주가가 1300원(무증완료 기준) 이하로 내려갈 경우 현대바이오와 씨앤팜, 김연진 이사가 보유한 주식이 반대매매로 청산될 수 있다.
현대ADM은 지난 10월 100% 무상증자 소식에 주가가 2000원(권리락 완료 기준)까지 올랐지만 이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현대ADM은 15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단순 계산으로 해당 주가 기준 14% 이상 내려가면 반대매매 위험이 발생하게 된다. 현대ADM의 무상증자 권리락은 지난달 27일 발생했으며, 신주 배정일은 이달 18일이다.
현대바이오가 현재 추진 중인 948억원 규모의 공모 유상증자 역시 M&A 자금을 상환하는 데 주 목적이 있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을 통해 발행한 CB 9회차 18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9회차 CB의 경우 풋옵션 행사 시점이 내년 5월이다.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한도는 1만4675원이지만, 풋옵션 시점이 남은 데다 유증 이후 리픽싱 한도가 추가 조정되는 만큼 당장에 상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때문에 대규모 차입을 통한 M&A 리스크를 주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바이오 최대주주인 씨앤팜 역시 상상인 그룹에 고금리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씨앤팜의 현대바이오 주식 484만627주(12.16%) 중 73.54%(356만주)가 주식담보대출에 묶여 있다. 이중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증권에서 빌린 돈이 190억원으로 담보주식은 200만주 규모다. 해당 주식담보대출의 연 이자율은 10%로 고금리로 분류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저축은행에 상장기업의 주식담보대출이 몰렸다면 해당 기업의 시장 평가가 좋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주식담보대출이 많은 기업의 경우 자칫 로스컷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대바이오 유증 목적과 M&A에 대한 <녹색경제신문>의 질의에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유상증자 후 상환기일이 짧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해 기재한 것”이라며 “현대ADM의 주가가 담보부족을 유발할 정도로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겠지만, 만약의 경우 모회사인 현대바이오에서 추가적인 조치(추가담보제공, 또는 일부 또는 전부변제)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분기 현대바이오의 현금성자산은 80억원이다. 작년말 27억원에 불과했으나 현대ADM 인수 및 특허권 양도로 현금성자산이 늘었다. 여기에 유증이 완료될 경우 948억원의 추가 자금이 조달되는 만큼 추가담보제공이나 변제 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상상인 그룹은 지난 2019년 ‘무자본 M&A 자금줄’이란 의혹이 제기되면서 무자본M&A 의심기업에 대한 주식 및 CB 담보대출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형태로 CB발행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투자조합 등을 통해 발행된 CB를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이 인수하거나 CB로 인수한 상장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잡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