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에 '롯데월드타워' 담보 제공...시장 안정화 총력

- 롯데케미칼 위기 대응 롯데월드타워 담보, 그룹 신뢰 회복 시험대 올라 - 롯데그룹, 자산 매각 및 비핵심 사업 정리 등을 통해 핵심 사업 투자 강화할 것

2024-12-03     문홍주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최근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이며 그룹의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그룹 내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공모 회사채 재무 특약 미준수로 발생한 기한이익상실(EOD)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단행된 것이다.

롯데케미칼, 유동성 우려의 중심에 서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되며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일부 공모 회사채의 재무 특약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설이 확대되었고, 이는 그룹 전체에 대한 불안으로 번졌다.

롯데케미칼은 공식적으로 "13년 9월부터 23년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 원인사유가 발생했다"라며 "사채관리계약상 유지해야 하는 재무비율 중 3개년 누적「EBITDA/Interest Expense(이자보상비율)를 5배 이상 유지하여야 한다」는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이자비용(Interest Expense)으로 나눠서 해당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대비 이자비용을 몇 배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업의 EBITDA가 1,000억원이고, 이자비용이 200억원이라면 이 기업이 이자비용 5배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롯데케미컬은 이 비율이 5배 이상이어야 회사채 투자자들이 안정성을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하지만 최근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이자비용 증가로 인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따라서 만약 채권자들이 일시에 빚을 갚으라고 할 경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에, '롯데월드 타워 담보 제공'을 통해 조기 진화에 나선 것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롯데케미칼의 유동성 문제는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롯데월드타워는 현재 롯데물산이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고, 그룹 내 계열사의 재무적 어려움이 발생할 때마다 지원을 제공해온 롯데물산이 또 다시 그룹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컬에도 유상증자를 해주는 등 이른바 롯데그룹의 '소방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비상장사이므로 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지원이 지속되면 롯데물산 자체의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자산 '롯데월드타워'로 신뢰 회복 나선 그룹

롯데월드타워는 건축비만 약 4조 5천억 원이 투입된 국내 최고층 건물로, 현재 시장 가치는 약 6조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 담보 제공은 롯데케미칼의 신용도를 강화하고,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그룹 차원의 결단"이라며, "재무 안정성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그룹은 자산 매각, 투자 축소 등 다양한 자구책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음을 밝혔다. 롯데쇼핑은 실적 부진 점포의 매각을 추진 중이며, 롯데케미칼은 비핵심 자산의 매각과 신규 투자 축소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시장 안정화 위한 과제, 그룹 내 계열사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일부에서는 이번 롯데월드타워 담보 제공은 그룹 차원에서 위기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 해결을 넘어, 지속 가능한 재무 구조 개선과 투명한 경영 방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 분야 전문가는 "롯데그룹이 주요 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것은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석유화학 업황의 개선 여부와 더불어 그룹 내 계열사들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위기설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산 매각, 비핵심 사업 정리, 핵심 사업 투자 강화 등을 통해 안정적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담보 제공이 그룹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이번 롯데그룹의 위기설은 국내 대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시장 신뢰가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