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LNG 운반선 과잉공급에 좌초자산화 우려…발주 호황 이면에 투자손실 리스크

작년 신규 발주 LNG 수송 능력, 향후 필요한 선복량 초과 LNG 운반선 과잉공급으로 선박 방치, 생산성 저하 우려 한국, 2024년 기준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 70% 차지 발주 호황에 기대 LNG 가치사슬 못 벗어나면 투자손실 불가피

2024-10-15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조선산업이 LNG 운반선 발주를 늘려가는 가운데, 향후 과잉공급에 따라 LNG 운반선의 좌초자산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4일 비영리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독일의 기후 분석 전문기관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가 향후 LNG 수요와 최신 LNG 운반선 발주 현황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신규 발주된 LNG 운반선의 선복량만으로도 미래에 필요한 선복량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이밋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보고서는 '여전히 표류 중인 미래: 전 세계 에너지 전환이 LNG 선박 건조 사업에 미치는 영향 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이며, 분석에 활용된 LNG 수요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예측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했다.

즉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LNG 운반선의 과잉공급이 시작됐거나, 곧 시작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IEA의 에너지 전망 시나리오 중 전 세계가 '지구 평균 온도 1.5도 상승 제한'의 목표를 지키는 가장 엄격한 넷제로(NZE) 시나리오상으로는,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LNG 수송 능력보다 62%의 공급 과잉이 발생해 약 400척의 선박이 과잉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이 되면 수송 능력 초과가 154% 수준으로 치솟아 약 630척의 선박이 과잉공급 상태가 될 전망이다.

가장 보수적인 STEPS 시나리오상으로도 2030년 초과하는 LNG 수송 용량이 2023년 선복량의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약 275척의 선박이 초과 공급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LNG 운반선이 과잉공급되면 일감이 없는 선박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 선박의 생산성이 떨어지면 LNG 운반선 가치사슬에 얽혀 있는 금융 투자자, 조선소, 선주사 등의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투자손실 리스크를 안게 된다.

특히, 한국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과잉공급에 따른 LNG 운반선의 좌초자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030년까지 한국에서만 약 120척 이상의 LNG 운반선이 추가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이밋 애널리틱스 보고서는 "과잉공급이 지속될 경우, 한국 LNG 선박 산업이 경제적 좌초 자산으로 투자 손실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솔루션 가스팀 오동재 팀장은 "LNG 운반선 과잉 공급으로 인해 한국 조선업은 좌초 자산의 위기에 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방치할 경우 경제적 손실은 돌이킬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은 풍력 터빈 설치 선박(WTIV),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 등과 같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조선 기술 및 공급망이 있다"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흐름에 따르는 산업전환이 한국의 경제와 산업을 구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조선산업이 기존 선박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고 알려진 이른바 '친환경' 선박 위주로 재편되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 건조계약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특히, LNG 운반선 시장은 LNG가 기존 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이른바 '중간(bridge) 연료'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저탄소 연료로 알려진 LNG는 사실 기존의 석유계 연료와 비슷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아울러 LNG 사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이상의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메탄 누출의 위험성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LNG 선박 건조와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실패할 수 있으며, 무탄소 선박으로의 전환, LNG 운반선 과잉공급 등에 따라 LNG 선박산업 자체가 좌초자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