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실한' KDB생명 자회사로 편입?... "세금 제 돈처럼 쓰나?" 비판↑

산은, KDB생명 자회사 편입 검토 중... 매각 잠정 중단 1년 여만에 새로운 움직임 KDB생명 매각 2014년 이후 여섯 번이나 실패... '심각한' 재무건전성이 원인 산은, KDB생명에 '혈세' 1조6000원 투입... 자회사 편입 시 추가 세금 낭비 우려

2024-09-13     이준성 기자
[제공=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산업은행이 매각에 난항을 겪던 KDB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세금 낭비'를 꾸짖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미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은 상황에서 부실한 금융사를 떠안기까지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이유에서다. 

▶매각 잠정 중단 1년 여만에 새로운 움직임... 이유는 시간 부족?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검토 중이다. KDB생명 매각을 잠정 중단한 지 1년 여만에 새로운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회사 편입을 위해) KDB생명 역시 지난 6월부터 약 두 달 동안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삼일PWC에게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사가 자회사 편입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매각 재추진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자회사 편입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현재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2010년 조성한 사모펀드인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KDB PEF)가 지분 95.7%를 보유 중이다. 산업은행은 KDB PEF의 지분 70%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문제는 자본시장법이 사모펀드의 존속기간을 최대 15년으로 제한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KDB PEF는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청산돼야 한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매각을 재추진하더라도 단 5개월만에 성사시켜야 하는 셈이다.

▶KDB생명의 심각한 재무건전성, 산은의 매각 시도 번번히 가로막아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시도는 2014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져왔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나 실패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KDB생명을 '아픈 손가락'이라고까지 표현한 이유다.  

이 같은 빈번한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KDB생명의 심각한 재무상태가 꼽힌다. KDB생명의 경영을 정상화시키려면 매각가 외에도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데 누가 쉽사리 원매자로 나설 수 있겠느냐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DB생명의 올 1분기 말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경과조치 적용 후 129.2%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하회한다.

경과조치 적용 효과를 걷어내면 수치는 더욱 떨어진다. 같은 기간 경과조치 적용 전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44.5%로, 보험업법상 기준치(10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자본건전성 지표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의 매각가는 3000~4000억원 수준이지만 인수 시 건전성 회복을 위해 1조원이 넘는 또다른 자금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성비 측면에서 KDB생명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산은, KDB생명에 '혈세' 1조6000원 투입... 자회사 편입으로 또 세금 낭비?

산업은행 또한 이 점을 모르지 않았다. KDB생명에 현재까지 무려 1조6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수혈해가며 '재무구조 개선 뒤 재매각 추진'을 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세금 낭비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져 왔다. 산업은행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인 탓이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은 한층 커지고 있다. KDB생명의 자회사 편입 시 추가적인 세금 낭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부실이 명확한 금융사의 연명을 세금으로 도와온 것이나 다름 없다"며 "자회사 편입 시에도 결국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 KDB생명의 업계 내 지위를 드라마틱하게 올려주리라는 보장도 없다"며 "부실한 금융사를 국책은행이 어디까지 품어줘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과 관련해 매각 재추진·자회사 편입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제공=KDB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