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테크규제] 혁신하는 미국・규제하는 EU, AI 규제 갈등 현주소는?

- 애플・메타・Z, 유럽 시장서 AI챗봇 출시 잠정 보류 -미국도 EU 닮은 강력한 AI 규제 법 통과할 가능성 있어 -구글과 전략적 협업한 삼성은 EU 조사받는 중

2024-09-10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세계 최대 두 글로벌 테크 기업인 메타(Meta Platforms Inc., 페이스북의 前身)와 애플(Apple Inc.)이 최근인 8월 말 최신 유럽 시장에서 주요 인공지능(AI) 테크 상품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유럽 경제 블록이 AI 신기술 부문에서 세계적 경쟁력에 뒤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발(發) 빅 테크 기업들은 유럽의 엄격한 테크 규제에 밀려 특히 새로 개발해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는 최신 AI 프로그램 및 애플리케이션을 유럽 시장에 내놓지 않을 계획이다.

앞서 올 6월, 애플은 오는 9월 13일 ‚글로우타임(Glowtime)‘ 행사에서 최신형 아이폰 16을 비롯한 신상품 출시에 기해 유럽 시장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 AI 챗봇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지 않고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애플은 EU 반독점법을 비롯한 여러 법안 위반 혐의로 유럽연합에 벌금 18억 유로(우리 돈 약 2조 6,700억 원)을 부과 받았다.

뒤따라서 메타도 6월 중순, EU의 예측 불가능한 테크 규제 환경’ 및 반독점 감시 정책을 이유로 들어 메타가 개발한 오픈소스 AI 모델인‚라마(Llama)‚의 유럽 시장 출시 포기를 선언했다. 

메타의 ‚라마‘ 인공지능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자 계정의 데이터를 추출해 인공지능 훈련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는데, 이는 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위반에 해당된다. 메타는 즉각 ‚라마’의 유럽 출시를 백지화시켰다.

애플과 메타의 그 같은 결정은 2023년 5월 말경, 챗GTP 챗봇 개발업체인 오픈AI의 샘 올트먼(Sam Altman) 최고경영자는 유럽연합이 제시하는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관련 규제는 너무 깐깐해 유럽 시장 진출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지 약 1년 후 내려졌다. 반면, 오픈AI는 당시 유럽 시장 퇴장 선언을 번복하고 현재 유럽 시장에서 영업 중이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 미국의 거물급 테크 기업들이 자유로운 영업에 걸림돌 역할을 하는 골칫거리 규제 법안은 4가지로 추려진다.

그중 첫 최대 복병은 유럽의 일반정보보호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축약 GDPR)이다. EU 시민의 개인 정보 및 디지털 데이터 공개를 보호하도록 하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우산격 사생활 보호 법안이다.

둘째는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이다. 유럽연합 정책자들은 거물 테크 기업들이 자사 디지털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소비자에게 권유하거나 소비자의 디지털 데이터 하나로 여러 타 디지털 플랫폼 사이에서 공유하도록 해 동종 업계의 경쟁 중소업체를 따돌리는 관행을  디지털 시장 독점 행위라 규정한다. 

가령, 네이버 이메일 주소 하나로 이커머스 쇼핑몰, 온라인 서점, 음식 주문 및 배달을 포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용자 편의적 기능이 그 같은 사례다. 애플이 2024년 유럽 시장에서 새 ‚애플 인텔리전스‘ AI 챗봇 출시를 포기한 이유도 EU 디지털 시장법이 요구하는 기업 보안 원칙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세 번째인 디지털 서비스 법(Digital Service Act)은 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상에서 불법적 또는 유해한 콘텐츠 배포를 감독・금지를 강화하도록 촉구하는 역할을 한다.

끝으로, 인공지능법(AI Act)은 고위험성 인공지능 기술의 대중적 배포 및 사용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것이 목적인 법안이다. 유럽 시장에서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고위험성 인공지능 기술을 배포하고자 할 경우, 테크 기업은 기술적 상세 사항과 용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일런 머스크(Elon Musk)도 그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X’의 갈래 인공지능 기업 ‚xAI’가 개발 중인 ‚그록(Grok)‘ 생성형 AI 챗봇 훈련에 입력할 언어 데이터 구축 작업 중 유럽 X 사용자들의 데이터 수집(data havesting) 금지 명령을 받으며 EU와 충돌한 바 있다. 9월 6일 기준, X측는 결국 EU의 요구를 수용하고 그록 챗봇 훈련 프로그램에 유럽 사용자들의 공공 데이터를 배제시키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의 삼성도 EU의 반독점 규제 대상이다. 

올여름인 7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선보인 삼성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 스마트폰이 구글과 손잡고 구글 AI 챗봇인 ‚구글 제미니’ 앱을 탑재해 판매하는 것은 유럽의 AI 시장에 대한 반독점 행위일 수 있다며 EU 집행위가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EU에서 당분간 대중 사용자용 생성형 AI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상품 출시를 포기하는 이 같은 추세는 향후 유럽 경제 구역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EU와 각 회원국별 정책가들은 일반정보보호법(GDPR)의 원칙에 따른 규제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빅 테크계가 AI가 끼칠 수 있는 수많은 해악을 깊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반면, 빅 테크 기업들은 일단 유럽의 각종 법안의 해석상 난해성과 실효성 상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유럽 시장 진출 보류를 택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 메타의 국제관계 및 공보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닉 클레그(Nick Clegg) 前 영국 부총리의 말을 빌어 EU가 빅 테크를 상대로 한 규제를 강화할수록 EU는 미래 AI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한편, 미국 하원은 2024년 연내로 개인 정보 및 데이터 보호법 및 인공지능 기술로부터 온라인 아동 보호 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 정부 역시 EU 법안을 표본 삼은 강력한 AI 규제 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어 예의주시된다.

유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