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고병일 광주은행장, '광주시 1금고' 수성하고 연임될까?
광주은행, 지난해 고 행장 취임 이후 실적 관리 및 영업 권역 확대 측면에서 성과 얻어 그러나 50년간 지킨 조선대 주거래은행 지위 지난해 신한은행 내주며 안팎으로 충격 선사 현재 '안방'과 다름없는 광주시금고 자리 놓고 경쟁중... 패배 시 고 행장 입지 대폭 하락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고병일 광주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금융권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고 행장으로서는 취임 이후 실적 관리와 영업 권역 확대라는 과제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다음달 결과가 나오는 광주시금고 수성 여부가 고 행장의 거취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지난해 고 행장 취임 이후 실적에서 연달아 준수함을 뽐내며 JB금융그룹의 최대 계열사로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먼저 광주은행은 지난해 2407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달성한 역대 최대치(2582억원)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없는 실적이다. 고 행장이 취임 첫 해 나름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는 뜻이다.
올해의 경우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올 상반기 광주은행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1417억원) 대비 14%(194억원) 증가한 1611억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광주은행이 다시 한번 역대 최대 규모의 연간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수도권 여수신 비중을 늘렸다는 점도 고 행장 체제 하에서 광주은행이 거둔 성과로 언급된다.
고 행장 취임 전인 2022년 말 광주은행의 수도권 대출금 및 예수금 비중은 각각 31.2%, 21.6%였지만 올 상반기 말에는 32.5%, 24.1%가 됐다. 각각 1.3%p, 2.5%p씩 상승한 셈이다.
여기에, 고 행장은 광주은행의 호남 의존도를 추가로 낮출 기회 또한 마련했다. 토스뱅크와 손잡고 금융권 첫 공동대출 신상품인 '함께대출'을 선보인 것이다. 토스뱅크의 월간순이용자수(MAU)는 약 1800만명으로 호남권 인구(494만명)의 약 3.7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고 행장이 광주은행의 수도권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광주은행 역시 다른 지방은행과 마찬가지로 주 영업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며 고객층이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만치 않은 여건 속에서 실적은 물론이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기여했다는 점이 고 행장의 거취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고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지역 기반의 시금고 관리가 지역은행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만큼, 광주시 1금고 지위를 사수하지 못한다면 고 행장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고 행장은 이미 한 차례 관련 사업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고 행장이 취임한 지난해 광주은행은 이전까지 50년 동안 유지해온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 자리를 신한은행에 내줬다. 대학 주거래은행 지위가 비록 큰 수익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호남권을 대표하는 광주은행이 지역을 상징하는 대학인 조선대로부터 외면 받았다는 점이 당시 내외부에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왔다.
고 행장 입장에서는 이번 광주시금고 유치전도 안심할 수 없다. 조선대 주거래은행 쟁탈전 때와 마찬가지로 복수의 시중은행(NH농협은행·KB국민은행 등)이 광주시금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탓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광주은행이 1969년부터 현재까지 55년간 광주시 1금고 자리를 지켜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광주시 1금고 자리가) 광주은행에게는 앞방 또는 텃밭과 다름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시중은행들이 지역자치단체에 출연하는 금액을 늘리는 등 지역금고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터라 광주은행이 이번에도 광주시 1금고 자리를 지킬 거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고행장이 안방까지 이방인에게 빼앗긴다면 연임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