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항공유(SAF), 정유업계 새로운 투자처 될까…정유 4사, 비용·수요 문제로 신중
글로벌 SAF 시장, 2030년까지 70배 이상 성장 전망 미국·EU·일본 등 주요국, SAF 생산 세액공제 등 시장선점 경쟁 나서 국내 기업은 생산시설, 생산기술 등 아직까지 모두 부족한 수준 국내 정유 4사, 투자 계획 밝혔으나 신중론 "경제성 불확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80% 가량 감축할 수 있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의 성장 전망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가 대규모 투자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주요 정유사들은 막대한 비용과 불확실한 수요 등의 문제로 신중하게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의 모든 항공편에 SAF 혼합 급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발 맞춰 대한항공은 SAF를 혼합 급유해 첫 상용운항을 실시했다.
SAF(Sustainable Aviation Fuels)란, 화석연료로 만들지 않고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하며 항공기 구조 변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를 말한다.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80%까지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항공 운송 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SAF 시장은 현재 6억불 수준에서 2030년까지 약 7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항공업계가 SAF 확산에 나서는 것은, SAF가 탄소 감축에 필수적 수단으로 떠올랐을 뿐만 아니라 향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SAF 생산 주체인 정유사들도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코르시아(CORSIA·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 인증을 받았다. SAF 생산 시설을 갖추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폐식용유 등 바이오 원료를 정제설비에서 처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1년 대한항공과 SAF 사용 기반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올해 6월 일본 트레이딩 회사인 마루베니에 SAF를 공급해 국내 최초로 SAF를 수출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부터 대한항공과 SAF 시범 운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료 확보를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원료 정제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말 SAF 생산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2026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폐식용유 등 원료 확보를 위해 중국, 한국, 미국 업체 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지속가능항공유(SAF) 확산 전략’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SAF 포함 친환경 연료에 2030년까지 약 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막대한 비용과 불확실한 수요 등으로 인해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SAF 생산 확대에 나선 다른 선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관련 법과 제도, 생산기술과 원료 확보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상황이다.
정부는 SAF 국내 공급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세액 공제, 생산비용 부담 완화와 규제 완화, 전담 지원 TF 구성 등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다양한 원료를 기반으로 SAF 생산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원료 다양화와 차세대 원료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관련한 법령 정비와 품질 기준 마련도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우리나라 SAF 시장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며 "정유업계도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에 나서겠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