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실적 뻥튀기 논란' 이젠 마무리...김병환 금융위원장 "올해 회계제도 개선안 적용하겠다"
- 금융위, 보험산업 '신뢰 회복'과 '국민경제 기여방안' 논의...보험사CEO, 유관기관장 참석 - IFRS17 관련 개선과제, 올 결산 시 적용...회계실무 혼선 방지 - 보험업권 민원감축,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준비, 판매채널 혁신도 강조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보험회계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더 이상의 논란이 수그러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금융당국은 보험업계가 단기성과 위주로 지나치게 유리한 회계적 가정을 쓰고 있다며 올해 결산시에는 개선된 제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보험업권의 신뢰회복과 국민경제 기여방안'에 대해 생·손보협회, 화재보험협회, 보험개발원과 10개 보험사 CEO와 함께 다양한 의견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보험업이 '신뢰'의 산업임에도 국민의 신뢰수준이 아쉬운 점이 있다며, 보험산업이 안정적·장기적 자산운용과 함께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길 기대했다.
특히 올 10월까지 새 국제회계기준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마무리하고 금년말 결산부터 개선된 제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산업이어야 할 보험산업이 IFRS17 회계제도 도입 이후 오히려 단기성과 상품의 출혈경쟁을 펼친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강조했다.
한편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계리적 가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IFRS17은 자산뿐만 아니라 보험부채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계리적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 논란은 IFRS17은 기본원칙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보험사의 자율성에 맡겨져 있다는 점이다.
즉 보험사들이 자의적인 계리적 가정을 적용함에 있어 보험사마다 CSM(보험계약마진) 산출 기준이 달라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CSM은 새 회계제도에서 가장 핵심적인 수익성 지표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한다.
금융당국의 시각은 보험사들이 CSM의 초기 상각률을 높여 초기 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보험사들은 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역대급 실적을 경신해오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체 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5.5% 증가한 13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은 같은기간 50.9% 급증한 8조26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올 상반기에도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또다시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821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9540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회계기준 변경 이후 실적에 유리한 보장성 신계약이 대폭 늘었고 장기보험 손해율 등이 개선된 결과로 분석된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해온 보험사들의 경우 새로운 회계제도 적용에 따라 이익규모가 커진 측면이 있다"며 "최근 악화되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및 기준금리 인하도 관측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전망은 밝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IFRS17 도입에 따른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IFRS실무협의체'를 꾸려 회계실무 혼선을 방지할 방침이다.
이밖에 김병환 위원장은 보험사들의 민원감축 노력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의 차질없는 준비도 당부했다.
판매채널과 관련해서는 GA에 금융회사 수준의 책임을 부여하는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와 보험회사의 판매채널 관리책임 부여 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장기투자가 필요한 곳에 보험산업의 장기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장애가 되는 요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제도개선 제안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보험업권은 타 금융업과 달리 상부상조 정신에 기초한 신뢰의 산업"이라며 "보험산업이 국민의 동반자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업계가 합심해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