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소상공인에 배달비 2000억 지원... 자영업자, “우리가 원한 건 이게 아닌데”
내년 소상공인 배달비 지원에 2000억 투입 자영업자, “어차피 플랫폼에 들어갈 돈... 배달 플랫폼을 규제하라”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정부가 영세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내년 배달·택배비를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한다.
다만, 지원 혜택의 당사자인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해당 지원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시적 지원이 아니라, 배달 플랫폼들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내년 한시적으로 영세 소상공인에게 30만원의 배달·택배비를 지원하기로 밝힌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대책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7일 발표된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가 영세 소상공인의 배달·택배비를 연 최대 30만원 지원하는 예산을 신설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서비스 경쟁이 심화하면서 늘어난 소상공인의 배달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다.
이에 소상공인·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우려 섞인 반응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니 국민들이 자영업자들을 더 싫어하겠다”며 “이런 걸 원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배달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해야지, 한시적으로 지원금을 주는 건 의미가 없다”며 “결국 지원받은 택배비와 배달비는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글을 남겼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달 플랫폼의 중개 수수료를 낮춰야지, 한시적인 현금 지원으로는 문제 해결이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달시장 이해관계자들은 꾸준히 배달 플랫폼의 불공정한 수수료 정책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라이더·입점업체·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은 “배달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저지할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법 등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특히 자영업자에게 배달비를 지원한다는 정부의 대책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금이 극한에 내몰린 입점업체에게 당장의 도움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이 돈은 결국 배달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돈”이라며 “배달 플랫폼은 이를 이용해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할 것이 분명한데, 정부는 자율규제도 모자라 이젠 이익추구를 지원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한편, 정부의 예산안에 따르면 연 매출이 1억400만원 이하인 소상공인은 내년에 택배·배달비 명목으로 30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지원 기준을 ‘연 매출 1억400만원 이하’로 잡은 것은 간이과세 적용 기준에 맞춘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소상공인은 약 67만9000명가량이 될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또한 지원 금액을 30만원으로 책정한 것은 소상공인의 연간 택배·배달비 증가분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해 소상공인의 배달·택배비는 지난 2022년 대비 60만원이 증가했다. 이 증가분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전체 택배·배달비 예산은 2037억원으로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