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국회 통과, 전문가들 반응은?..."피해자 계속 생길 것, 전세제도 단계적 퇴출 필요"
- 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 위한 법안, 공공임대주택 최장 20년 제공 - 전세제도 금지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한국 주택시장의 과제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전세 사기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전세사기특별법’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전세 사기 피해자들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최장 20년간 제공하고, 피해자 요건을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피해자들은 공공임대주택에서 10년간 무상으로 거주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일반 공공임대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추가로 10년간 거주가 가능하다.
이번 법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전세제도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전세제도는 임차인이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주고 일정 기간 동안 집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과 대출 없이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에게 적합한 제도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전세 사기가 급증하면서 세입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세제도를 둘러싼 다수의 전문가들 반응은 공통적으로 "장기적으로는 전세제도가 없어지는 것이 맞다"라면서도 "하지만 전세를 당장 법적으로 금지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월세로의 전환은 특히 저소득층이나 자금 여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임대차 시장이 급격히 변동하면서 전세를 통한 주택 구매를 계획하던 사람들의 자산 형성 기회가 사라지거나, 주택 거래 자체가 위축될 우려도 있다"라고 했다.
한편, 전세 제도를 둘러싼 비판도 거세다.
한 경제 전문가는 "전세제도는 사금융의 일종이며, 전세는 엄밀히 말해 집을 '빌린 것'이 아니라 '투자'한 것으로 바라봐야 한다"라며 "문제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세 제도를 저렴하게 집을 빌리는 용도로 잘못 생각하고 있고, 정부는 전세 대출을 지원해주고 있고, 심지어 사기 피해까지 지원해주고 있는 이 구조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의 이런 지원은 오히려 한국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전세를 통한 과도한 부채와 사금융의 성격을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가 충분한 주택담보대출 지원을 할 수 없을만큼 우리나라가 가난했던 과거 상황에서 시작된 것이며, 그 결과로 사금융 형태의 전세가 주요 주거 방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며 "이제는 전세제도를 단계적으로 퇴출시키는 방향으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