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눈에 띄지 않게 압박, 여차하면 갑질 논란”... 플랫폼 VS 입점업체, 팽팽한 줄다리기
플랫폼 VS 입점업체, 줄다리기 지속..."플랫폼 간 경쟁에서 입점업체는 눈칫밥" 플랫폼 업계, "선량한 인큐베이터만이 되는 것은 불가능"..."비용적 문제 발생" 입점업체, "MD와 영업직 마치 지주와 농노의 관계 같다" 주장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쿠폰, 프로모션 등 최저가만 집중하다간 티메프 꼴 납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소위 ‘갑’과 ‘을’의 불공평한 싸움이지만, 플랫폼의 ‘갑질’도 수위 조절에 실패하다간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이 들어올 수 있다.
특히 입점업체 입장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 때문에 플랫폼이 얄미운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다만 플랫폼들도 생존을 위해선 ‘선량한 인큐베이터’만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각에선 온라인 쇼핑 플랫폼 간의 경쟁 과열이 입점업체들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내 유통시장에서는 기업이 커질수록 흔히 강조되는 것이 ‘상생’이다. 특히 플랫폼들이 성장하고, 독점적 위치에 가까워질수록 ‘동반성장’은 좋은 홍보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입점업체들의 성장과 호황은 플랫폼의 성패를 결정한다. 특히나 플랫폼이 단독으로 유치한 브랜드 상품이 ‘대박’을 칠 경우 플랫폼의 유입 고객, 매출, 입점 판매자 수를 모두 늘린다.
이처럼 플랫폼과 입점업체의 목표와 이해관계는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입점업체가 성장할수록 플랫폼들은 한편에서 이들이 ‘흑심’을 품고 있진 않은지 노심초사다.
한 온라인 쇼핑채널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넷플릭스, 왓챠, 티빙 등 OTT(Over The Top, 스트리밍 서비스)에 빗대어 설명한다.
넷플릭스에서 단독으로 방영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넷플릭스가 비용을 들여 옥외광고, 추가 컨텐츠 제작 등을 통해 프로그램 성행에 투자를 감행하는데, 해당 프로그램이 다른 플랫폼으로 채널 확장에 나서는 경우 ‘최저가’ 등으로 수요가 쏠려 결국 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27일 <녹색경제신문>에 “넷플릭스 입장에선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단독 프로그램에 투자를 하는 것인데 프로그램이 흥행해 다른 채널로도 발을 넓혀버리면 초저가 가격 경쟁밖에 안되는 것”이라며 “쿠폰, 프로모션 등 최저가에만 집중하다간 플랫폼도 망하고,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제 2의 티메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플랫폼이 ‘단독 입점’ 및 ‘납품가 조정’ 등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우위를 이어나가려는 노력이 생존을 위해선 필요한 일이나, 자칫하면 ‘갑질’로 둔갑할 수도 있다.
특히 플랫폼 MD와 입점업체 영업직의 관계엔 눈에 보이지 않은 철저한 계급이 있다고도 말한다.
실제로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선 자신이 뷰티 브랜드에 재직한다고 주장한 사람의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한 뷰티 플랫폼 MD가 자신의 독점적 위치를 이용해 횡포를 이어갔다는 내용이 제기됐다.
그는 “플랫폼 측 MD가 다른 채널 행사에 들어가면 각오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며 “작은 브랜드 입장에서 뭔 선택지가 있겠냐”고 호소했다.
이어 “수수료도 거의 50% 가까이 내는데 마치 지주와 농노의 관계와 같다”며 “뷰티업계 내 해당업체의 독점과 횡포가 심각하다”고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다.
다만 사측에선 이와 같은 주장에 “작성자를 확인할 수도 없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온라인 글에 회사 측에서 답변할 내용은 없다”며 공식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이외에도 플랫폼의 ‘갑질’ 의혹은 계속해서 떠오르는 주제다. 특히 업체 입장에서 주장하는 'MD들의 개인적인 태도 상의 문제’가 개인적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다반사인 것 같다.
또한 중소업체들의 경우 수수료 책정 등에 불만이 있어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입점 채널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나온다.
한 중소 생활용품 브랜드 대표는 27일 <녹색경제신문>에 “플랫폼 측에서 제시한 수수료를 감당하기 힘들지만 일단 채널을 늘려야하는 입장이니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여러 채널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플랫폼들이 앞서 상생을 강조해온 만큼, 업체들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플랫폼의 가장 예민한 주제인 '갑질'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선 소통 방법의 지침을 내부적으로 재검토 및 재정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