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합성물 텔레그램 '지인능욕방, 겹지인방', 중고교·대학가에 퍼지는 딥페이크 공포...혹시 나도..?
AI기술로 쉽게 딥페이크 제작 익명성 높은 텔레그램과 결합 사이버성폭력이 유희거리로 전락 SNS에서는 피해 예상되는 학교 지역 명단 공유 확산.. 관련 법 개정 및 피해 지원 시급하다는 목소리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
최근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강한 SNS 등지에서 타인의 사진을 음란물과 불법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성범죄 이른바 ‘지인능욕방’, ‘겹지인방’ 등이 성행하면서 피해 대상으로 지목되는 여성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인능욕방, 겹지인방: 여성 지인의 사진을 나체 사진·영상과 합성해 공유하는 텔레그램방으로 겹지인방의 경우 해당 채널 참가자 중 동시에 아는 특정 여성이 있는 경우 여성의 SNS에서 사진을 공유해 불법 합성물을 제작하는 텔레그램방이다.)
현행법으로는 이같은 불법 합성물의 제작·시청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반포 목적이나 반포 의도가 성립되어야 처벌이 가능하다. 성범죄가 신기술과 만나면서 수법이 이전과 달라지고 교묘해지는데 비해 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엑스(전 트위터) 등 SNS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텔레그램에서 불법합성물 피해자가 재학중인 국내 중고교 대학교 명단을 공유하고 자신의 피해를 확인하라는 게시글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텔레그램에서 학교별 지역별로 자신의 지인 여성을 상대로 불법 합성물을 제작하는 범죄가 성행하고 있어선데 해당 채널에서 불법 합성물이 다량으로 제작되면서 여성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에 한사성과 같은 이나 여성가족부 산하의 관련한 부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사이버 공간 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여성 인권 운동 단체다. 갈수록 늘어나고 다양해지는 사이버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지원한다.
그러면서, 최근 여성들이 불안감에 텔레그램 내에 불법 합성물이 공유되는 채널을 직접 찾아보려는 행위에 대해서 쉽게 권하지는 않지만 이같은 개인의 반응을 사회에서 쉽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딥페이크와 같은 불법합성물에 대한 여성들의 우려가 커지고 실제 피해 사례 역시 늘어가는 가운데 사회와 국가는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법 개정 및 피해 지원 등의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불법합성물 관련한 처벌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에 따르면 (허위 영상물 등의 반포 등) ① ‘반포 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ㆍ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영상물 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ㆍ합성 또는 가공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법 조항은 단순히 반포 목적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합성물 소지나 시청의 경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논란인 불법합성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널의 경우 참여자가 한 채널에 수천 명에 이르는데 향후 수사가 들어가더라도 실제 처벌을 받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추적단 불꽃을 결성해 N번방 수사에 기여했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이와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엑스(전 트위터) 계정에서 “수사협조에 응하지 않는 해외 인터넷 사업자에 대해 정부가 직접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면서 국가적 재난 상황임을 선포하고, 시급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텔레그램이 N번방 사건 때처럼 가해자들의 신상 협조에 수사를 거부한다면, 최소한 일시적으로 텔레그램을 국내에서 차단하는 조치라도 해야한다“면서 ”민주당도 1당으로서 입법부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처리해주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불안에 떨고 있는 학생들을 상담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해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 범죄 건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 156건, 2022년 160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180건을 기록했다.
관련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국내 딥페이크 성적 허위 영상물 차단·삭제를 요구한 사례도 급증해 2020년 473건이던 시정 요구 건수는 지난해 7187건으로 약 15배가 늘었다.
딥페이크 범죄 피의자 중에서 10대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21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딥페이크 범죄 현황’에 따르면 전체 피의자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5.3%, 2022년 61.0%에서 지난해 75.8%로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