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급여 과잉진료·실손보험 손본다... 보험업계 "늦었지만 다행"

보건복지부 13일 의료개혁 추진단 브리핑... "체계 구축 통해 무분별한 비급여 진료 집중 관리할 것" 급여·비급여 진료 혼용하는 '혼합진료' 제한... "비중증 환자 대상 혼합진료 시 건강보험료 청구 막겠다" 실손보험은 전반적인 제도 개선 방안 마련 중... "보장 범위 합리화, 실손보험 관리·계약 구조 개선 등 논의"

2024-08-13     이준성 기자
정부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정부가 비급여 과잉진료와 실손보험에 대한 '수술 집도'에 나섰다.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관련 제도를 본격적으로 손보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비급여 과잉진료 탓에 실손보험 손해율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며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3일 보건복지부는 의료개혁 추진단 브리핑을 통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가운데 비중증 질환에 대한 무분별한 비급여 진료를 집중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비급여 공개제도를 개선해 ▲항목별 단가 ▲비급여 진료의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 ▲비급여 진료를 대체할 수 있는 급여 진료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비급여 본인부담액이 2013년 17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32조원 규모로 훌쩍 커졌다"며 "비급여 공개제도 개선을 통해 비급여 과잉 진료를 막는 동시에,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치솟는 상황도 개선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건강보험 급여 항목과 비급여 항목을 혼용하는 '혼합진료'를 의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손질'을 결정했다. 급여 항목에 '비중증 과잉' 비급여 항목을 병행해 진료할 경우 건강보험료 청구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중증 환자에게 급여 항목인 물리치료를 시행하면서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를 유도하는 등의 과잉 진료 우려가 명백한 행위는 제한된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필요성이 크지 않은 데도 시행되는 비급여 진료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의사 소견에 따라 감기몸살에 링거를 추가해 맞거나 후유증에 고생하는 교통사고 환자가 도수치료를 받는 행위 등이 모두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손보험의 경우, 건강보험의 '보완재'로서 역할을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실손보험은 상급종합병원과 응급실 등을 이용하는 경증 환자의 비용 부담을 줄여줘 의료전달체계의 왜곡과 비효율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꼽혀왔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이날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 합리화, 실손보험 상품의 관리·계약 구조 개선 등 전반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중증 질환 등 필수 분야 진찰료 등에 대한 본인 부담이 낮게 설정된 상황에서 실손보험에서도 보장하면 상급 병원 이용 등 의료 이용체계가 왜곡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비급여 과잉진료로 인해 실손보험 손해율과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방침이)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 1분기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4%로 전년 동기(118.4%) 대비 15.6%p 급증했으며,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지난 1~5월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총 3조84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늘었다. 

한 보험 전문가는 "비급여 과잉진료가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범이라는 얘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며 "비급여 진료 남용으로 인해 실손보험금 누수가 계속해서 발생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그때마다 보험료 인상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보험료가 올라가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선량한 소비자"라며 "(정부가) 늦었지만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은만큼, 비급여 과잉진료와 실손보험 문제는 확실히 개선하고 넘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보상 강화를 위한 단계적 로드맵 또한 마련하기로 했다.

정 단장은 "모든 수가를 한 번에 조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중증수술 중 보상 수준이 낮은 1000여 개를 선별해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행 행위별 수가제의 불균형이 신속히 조정되도록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 조정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