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후판 가격협상 결과, '소폭 인하'로 합의…철강업계 "상생 위한 양보 필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상반기 후판 가격 소폭 인하로 가닥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의 영향으로 풀이돼 철강업계 하반기 실적에는 악재, 조선업계에는 호재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상반기 후판 가격을 소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후판 가격이 한계원가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며 업계 간 상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상반기 후판 가격을 90만원대 초중반 선까지 소폭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후판 가격이 영업 비밀 사항에 해당돼 정확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90만원 초반에서 중반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인데 주로 선박을 제조하는 데 사용된다.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철강과 조선, 두 업계의 수익성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통상 5월을 전후로 마무리됐던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양측 의견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면서 7월까지 지연됐다. 긴 조율 끝에 후판 가격을 소폭 인하하기로 합의한 것은 중국산 저가 후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의 건설경기가 부진하면서 내수시장에서 남는 물량이 전 세계에 저가로 수출되고 있는데, 중국산 후판 제품의 국내 수입량이 늘면서 철강업계가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2021년 약 44만톤, 2022년 약 81만톤에서 지난해 130만톤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입량도 약 38만톤으로 전년 대비 10%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국내산 후판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연간 360만톤 수준에서 지난해 330만톤대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은 148만8000톤 수준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했다. 저렴한 중국산 후판 공급에 국내산 후판이 밀리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후판 가격이 떨어져 철강업계의 수익성엔 악재로, 조선업계의 수익성엔 호재로 작용하게 됐다.
최근 조선업계가 호황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는 반면, 업황이 나빠지고 있는 철강업계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로 인해 철강업계에서는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는 업계 간 상생을 위해 양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한계원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과거 조선업계의 장기침체 시절에는 후판 업계가 안정적으로 후판을 공급했던 만큼, 하반기 가격 협상에선 두 업계의 상생을 위해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산 후판 제품에 대해서는 “원자재나 인건비 등을 따져봤을 때 우리가 생산하는 원가와 중국에서 생산하는 원가가 다르다”며 “수입산과 국산 제품 간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철강협회는 ‘월간 철강보’를 통해 “올해 중국의 철강수요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혹은 1% 가량 감소하는 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수요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건설산업 부진의 여파”라고 분석해 한동안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