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法 ‘사각지대’서 활개치는 해외 게임… 법안 마련 시급
게임산업법 개정 '무색'... 시행 3달동안 해외 게임사 확률 고지 위반 적발 건수 158건 2차례에 거친 대리인 지정 제도 시행 시도 모두 무산... 지난 6월 강유정 의원 관련 법 발의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정부가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올바르고 정확한 내용을 고지하게 끔 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는 가운데, 법의 영향권 밖에 놓여있는 외국 기업들이 이를 지키지 않아 잡음이 생기고 있다. 이에 내 대리인 제도 도입을 통해 의도치 않게 생긴 역차별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22일부터 시행된 게임산업진흥 법률 개정안 제 33조에 의하면, 게임 제작 혹은 배급사는 유통하는 게임과 광고 및 선전물에 해당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공급 확률정보를 표시해야 한다.
관련 법 제정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주체로 국내 기업에 대해 다수의 현장 조사가 실시됐다. 그라비티·엔씨소프트·컴투스·크래프톤 등 다양한 게임사들이 조사 대상이 됐다.
다만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법률을 적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게임관리물위원회로부터 전달받은 ‘확률형 아이템 표기 의무 위반 적발 내역’ 자료에 의하면, 해당 제도가 시행된 시점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해당 법률을 위반한 게임사는 총 96개다. 이 중 해외 게임사가 59개에 달했다. 전체 위반 건수 261개 중 158건이 해외 게임사에서 운영한 게임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소재지를 확인해보면, 중국에 적을 둔 게임사가 22곳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공식 법인 소재지가 홍콩 및 싱가폴로 기재돼 있어도 사실상 중국 기업인 경우도 있었다.
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 완료율은 스위스 기업(0%) 다음으로 중국(70%, 50건 중 35건 시정)이 가장 낮았다. 시정 요청에 대한 응답이 없는 기업 4곳 중 2군데 역시 중국 기업이었다.
김 의원은 “전체 모니터링 1251 건 중 해외게임사를 대상으로 한 것은 500건으로 비중은 더 적은 반면 위반건수는 해외게임사가 훨씬 더 많다”며 “확률형 아이템 감시 체계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외게임사에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를 부과하는 등 실효적인 규제 방안이 신속히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해외게임사가 국내 대리인을 지정케 하는 법안을 제정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주체는 이상헌 前 국회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 2020년과 2023년에 걸쳐 대리인 지정에 대한 게임산업진흥 법률 전부 개정안과 일부 개정안을 입법 시키고자 했으나, 모두 통과되지 않았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법이 제정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6월 민주당 소속 강유정 의원 외 11명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했다. 대표 발의자인 강 의원은 “해외 게임업체가 제공하는 게임물의 이용이 활발해지고 있는 반면 해당 업체가 국내 게임물 공급질서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이용자 보호가 취약한 상황”이라며 “해외 게임업체가 이용자 보호 및 이 법에 따른 게임물 공급질서를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발의 취지를 밝혔다.
이에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게임 배급업자 및 게임제공 업자에 국내대리인을 지정하고 시스템등급분류, 관련사업자의 의무 및 금지사항 관련 준수 업무, 게임물의 표시 의무, 사후관리에 따른 보고 등을 대리하도록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법률을 신설하자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법이 제정 되더라도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를 추가하는 등의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확실한 강제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