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자기자본 1년새 1조 증가...종투사 진입위한 '재무건정성'부담없나?

올해 1분기 종투사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충족 다만 부동산PF 우발부채 규모 크게증가...충당금 부담으로 작용 순자본비율(NCR) 또한 352%로 대형사의 1/3수준

2024-07-08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대신증권이 지난 1년간 자기자본을 1조원 이상 늘리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요건인 3조원을 충족했다. 표면적으로는 자본 확충에 성공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질적 성장보다는 외형 부풀리기에 치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확대와 낮은 순자본비율(NCR) 등 잠재 리스크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3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3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며 자기자본(별도 기준) 3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중 금융당국에 종투사 인가 신청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투사 인가를 받게 되면 기업대출, 신용공여 한도 확대 등 다양한 IB(투자은행) 사업을 전개할 수 있어 수익 다각화에 유리하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양적 요건은 맞췄지만, 질적 안정성은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RCPS 발행은 단기적인 자본 확충에는 유리하지만, 본질적인 수익구조 개선과는 거리가 있다”며 “자본 건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진짜 실탄’이라기보다 인가를 위한 수단에 가까운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대신증권의 재무 건전성은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PF 자산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충당금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으로, 오는 7월까지 각 금융사는 사업장별 평가를 완료해야 한다. 정상자산이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될 경우, 추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구조다.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는 자기자본의 약 75% 수준에 달한다. 특히 중·후순위 채권 비중이 70%에 이르러 리스크가 집중돼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전체 익스포저 대비 충당금 설정 비율이 여전히 낮다”며 “향후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손실 인식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대신증권의 우발부채(채무보증) 또한 급격히 증가했다. 2024년 3월 말 기준 전체 약정액은 2조1,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7% 수준에 달한다. 대부분이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로 구성돼 있어, 경기 하락 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순자본비율(NCR) 역시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대신증권의 NCR은 올해 1분기 기준 352%로, 금융당국 기준(150%)은 상회하지만 대형 증권사 평균인 1,000~2,000%대에는 한참 못 미친다. 한국투자증권(2,155%), 미래에셋증권(2,147%), NH투자증권(1,920%) 등과 비교하면 경쟁력 격차가 두드러진다. 국내 주요 증권사 중 NCR이 대신증권보다 낮은 곳은 다올투자증권(280%), 유진투자증권(346%) 정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춘 것은 상징적 의미에 불과하다”며 “재무건전성, 자금운용 효율성, 리스크 관리체계 등 ‘질적 요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종투사 인가 이후에도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의 부동산 의존적 IB 구조가 종투사 진출 이후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PF 위축 국면에서 무리한 신용공여 확장은 중소형 증권사에 치명적인 부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사 중심으로 PF 부실이 재정비되는 과정에서 중형사들은 자산건전성 악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자기자본 확충만으로는 위험을 상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종투사 지정 시점은 안정적인 자기자본 확충 이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사옥 매각을 포함한 추가 자본 확보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